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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해외법인 실적 부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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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해외법인 실적 부진 왜?

7개 법인 운영중, 베트남 법인 적자 전환…유상증자 효과 불투명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증권업계 최장수 CEO로 등극한 가운데 부진한 해외 법인 성적표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7개의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순이익이 하락했다. 베트남 법인 등 유망 지역에서 적자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 사장이 꺼낸 유상증자 카드도 효용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9%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갈아치운 금액이다.

아울러 명실상부하게 유일한 발행어음 사업자다. 지난해 정부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초대형IB로 선정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뒤를 이어 발행어음 추가 승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첫 발행어음 상품인 5000억원 규모 ‘퍼스트 발행어음’은 판매 이틀 만에 조기마감되는 등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는 국내 실적과 달리 해외 투자 성적표는 다소 부진하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해외법인인 홍콩과, 영국, 미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의 총 분기순이익은 29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46억8400만원) 대비 37.98% 감소한 수치다. 홍콩과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해외법인 실적이 모두 하락한 데에 따른 결과였다.

영국법인의 손실 규모도 2016년 3분기 1억9500만원의 분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017년 3분기 2억7800만원으로 증가했다. 싱가포르법인 실적 역시 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 분기순이익 2억63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9.7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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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공을 들이고 있는 베트남법인의 실적 악화는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베트남법인 분기순이익은 9억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의 40억6100만원에서 비해 무려 76.20%나 감소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글로벌IB로 도약하기 위해선 동남아 금융시장, 특히 베트남 법인이 성패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베트남은 매년 6%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뿐 아니라 베트남 정부 역시 외국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투자를 독려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3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베트남법인 영업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단빡증권을 해외법인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한다.

일각에서는 해외법인의 실적 악화가 유 사장의 이력에 오점으로 남게 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유상호 사장은 과거 국제영업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전문가다. 지난1992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 부사장으로 근무한 데 이어 메르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부사장 근무 당시에도 국제영업 파트를 맡은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위탁수수료 중심의 브로커리지 중심 구조에서 투자은행(IB)사업 분야로 변모하면서 해외시장 진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서는 현지 증권사뿐 아니라 글로벌IB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만큼 유상증자 등 단순 몸집 불리기 솔루션이 통할지 의문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지 기업 시스템에 맞춤화된 인재 영입이 관건"이라며 "현재의 회계처리, 산업 구조 등에 능숙한 전문가 확보나 실사 등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