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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찰, 아이폰 잠금 2시간이면 해제…잠금vs해제 경쟁 '악순환'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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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찰, 아이폰 잠금 2시간이면 해제…잠금vs해제 경쟁 '악순환' 거듭

잠금 해제 도구 '그레이키' iOS11 버전 탑재한 아이폰X도 해제 가능

마더보드(Motherboard)가 최근 정보공개권을 행사하여 수집한 기록을 4월 1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자료=마더보드이미지 확대보기
마더보드(Motherboard)가 최근 정보공개권을 행사하여 수집한 기록을 4월 1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자료=마더보드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 내 상당수 지방 경찰이나 정부 기관이 애플의 아이폰(iPhone) 잠금 해제 도구 '그레이키(GrayKey)'를 구입했으며, 결국 경찰서 내에서의 아이폰 잠금 해제는 거의 일상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경찰 및 정부 기관 ‘GrayKey’ 구입


미국의 IT 전문매체 '마더보드(Motherboard)'가 최근 정보공개권을 행사하여 수집한 기록을 1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미국 내 많은 지역 경찰이나 정부 기관이 '그레이시프트(Grayshift)'가 제작한 아이폰 잠금 해제 도구 그레이키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더보드에 따르면, 메릴랜드 주 경찰과 인디애나 주 경찰이 그레이키를 발주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경찰도 구입했다고 생각되는 흔적이 있었다. 또한 인디애나폴리스 도시경찰은 명확한 구입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액에 대해 문의했던 정황은 포착됐다.

또한 그레이키를 구입하는 것은 지방 경찰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오갔던 이메일에서 미 정부 비밀검찰국(USSS)은 최소 6대의 그레이키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심지어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이미 그레이키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마약단속국도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2시간이면 아이폰 잠금 해제


사이버보안 전문 업체인 '멀웨어바이츠(Malwarebytes)'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그레이키는 가로×세로 약 10cm의 작은 박스 형태로 아이폰에 연결할 수 있는 2개의 라이트닝(Lightning) 케이블이 포함되어 있다.

멀웨어바이츠(Malwarebytes)가 공개한 그레이키. 자료=멀웨어바이츠이미지 확대보기
멀웨어바이츠(Malwarebytes)가 공개한 그레이키. 자료=멀웨어바이츠
이용에 대한 계약 형태는 총 두 가지로, 하나는 온라인 접속이 필요하고 최고 300회 잠금 해제가 가능하며 계약 요금은 1만5000달러(약 1600만원)다. 다른 하나는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한도 없이 잠금 해제가 가능한 계약으로 요금은 3만달러(약 3200만원)로 책정되어 있다.

멀웨어바이츠는 그레이키를 사용하면 최단 2시간 만에 아이폰을 잠금 해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다만 암호가 6자릿수 이상일 경우는 3일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포브스가 발견한 그레이시프트의 홍보 자료에 따르면, 그레이키는 iOS11 버전을 탑재한 최신 '아이폰X'도 잠금 해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더보드는 "머지않아 그레이키가 통하지 않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잠금 해제 방법이 발견되면 애플은 보안을 더욱 강화할 것은 당연한 순리이며, 이후 잠금과 해제가 경쟁하는 '악순환'은 거듭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든 상황을 종합했을 때, FBI와 법무부가 애플을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정부 당국이 개인 데이터에 액세스 할 수 있도록 하는 '백도어'의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도구를 구입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스마트폰을 잠금 해제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해야만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