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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중저신용자 모십니다”… 인터넷은행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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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중저신용자 모십니다”… 인터넷은행 ‘긴장’

농협은행, 자체 신용평가모형 기반 중금리대출 선봬
케뱅·카뱅, 대출 조건 완화 검토 등 ‘입지 다지기’ 총력

왼쪽부터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본점.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본점.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출범 때부터 중저신용자를 타깃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새롭게 선보이거나 대출 확대를 위해 시스템을 정비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상품 ‘NH e직장인중금리대출’을 선보였다. 기존의 신용평가방식으로 찾아내지 못했던 중금리 대출 잠재 고객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중 모바일을 통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선보인다. 우리은행도 ‘위비모바일 대출’을 중금리 상품으로 전환하기 위해 보증회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주사 차원에서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은 오는 7월 중금리 대출 플랫폼을 선보인다. 비대면 채널 플랫폼을 통해 계열사 별로 한도와 금리를 나누는 방식이다.

그간 시중은행들은 연체나 부도율 등을 우려해 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최근에는 저신용자 리스크가 크게 해소됐다. 시중은행들은 정부 보증으로 사잇돌 대출 등 중금리 상품을 취급하면서 관리 경험을 쌓았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델도 더해지면서 연체율이 크게 떨어졌다.

출범 초기부터 중금리 대출 시장 선점을 표방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고객 지키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는 이달 초 중금리 대출 대상자를 확대하고 기존 대출 조건도 완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의 ‘슬림K 신용대출’은 연 6.64%의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상품격인 ‘비상금대출’은 연 최저금리 3.93%으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사잇돌대출을 제외한 민간 중금리 대출 실적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말 중금리 대출을 3969억원 취급했다.

이 중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비중이 3분의1을 차지했다. 약 1000억원 가량을 취급한 것이다.

시중은행들의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는 고객들 선택의 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이 발달하고 있지만 대출상품 조회 등에 있어 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중저신용 고객들 입장에서는 창구 상담 이용이 더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