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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추상사가 패밀리마트를 자회사화 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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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추상사가 패밀리마트를 자회사화 한 이유는?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가 약 1200억엔을 투자해 패밀리마트를 자회사화 한다고 발표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가 약 1200억엔을 투자해 패밀리마트를 자회사화 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이토추가 패밀리 마트를 자회사화 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8월 주식공개매수(TOB) 형태로 출자비율을 현행 41.5%에서 50.1%로 끌어올려 지분법 적용을 받는 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다.

이토추는 패밀리마트를 자회사화 하는 데 총 1200억엔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추와 패밀리마트가 한 가족이 되어 성장을 가속시키길 원하지만 특정 상사에 의한 편의점의 자회사화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편의점은 장기적인 성장을 고려할 때 상사에 의한 소매점의 자회사화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원래 이토추는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1973년 이토-요카도(세븐&아이 홀딩스의 전신)가 일본에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하면서 세븐의 본가인 미국 사우스 랜드와 계약을 맺을 때 두 회사를 중개한 것이 이토추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인해 이토추는 세븐에 제품을 납품하며, 밀월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1998년 이토추가 패밀리마트의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일본 편의점의 전설로 불리는 스즈키 도시후미(鈴木敏文) 세븐&아이홀딩스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는 지난 2016년 회장을 사임하면서 소매와 상사는 이해관계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소매점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사명이기 때문에 소매점이 상사의 통제에 들어가면 소매점로서의 매력은 단번에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은 그러한 정책을 고수해 이토추가 패밀리마트에 출자한 후에도 매력적인 상품이 있으면 이토추로부터 물건을 공급받았다. 세븐일레븐과 이토추의 관계가 삐걱거리면서 그 사이에 미쓰이물산이 비집고 들어왔다.

세븐일레븐이 일본 편의점 업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굳힌 이유는 처음 시장에 진입할 때 위치가 좋은 점포를 많이 확보한 이유도 있지만, 거래처를 좀처럼 변경하지 않는 철저한 고객주의가 주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예를 살펴보면 상사에 의한 편의점 인수는 반드시 두 회사 모두 플러스가 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상사에 의한 편의점 인수는 미쓰비시상사와 로손이라는 선례가 있다. 미쓰비시상사는 2017년 2월 1400억엔의 자금을 투입해 로손을 자회사화 했다.
이토추의 실적은 편의점 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밀리 마트는 2016년 써클 K 생스와 경영 통합을 실시하고 있으며, 점포 수는 상위인 세븐일레븐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점포의 수익성은 세븐일레븐에 크게 못미치며 지금 현재로선 세븐일레븐을 따라잡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패밀리마트는 이토추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금융 서비스 진출 등 새로운 수익창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밀리마트가 이토추상사의 자회사가 되면서 이토추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의 출시도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매 사업의 본질을 생각하면 상사에 의한 자회사화는 아무래도 불안이 남는다. 이토추는 편의점을 포함한 식품 부문이 수입의 일부가 되고 편의점은 회사에게 매력적인 존재이지만 패밀리마트의 주주에게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패밀리마트는 현재 경영 통합에 따른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점포의 슬림화 효과로 이번 분기 실적은 대폭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차기 이후의 실적은 자회사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