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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위반에 불똥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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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위반에 불똥튀나

엘리엇 소송·공정위 겹악재에 주가 5%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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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삼성물산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기준 위반 판정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43.44%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삼성물산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특별감리를 통해 삼성물산의 연결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기준 위반'을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날 장초반부터 15%대 하락하며 4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자회사의 주가 폭락에 삼성물산은 오전 10시 20분 현재 전거래일대비 6500원(4.64%)내린 13만3500원에 거래중이다.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5%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가치를 취득가액이 아닌 공정시장가액으로 잡아 실적을 과대 계상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당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 회사로 판단했다가 신약 승인 이후 관계회사로 전환한 부분을 회계 처리상 일관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한 이유는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결론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과도 직결된다. 합병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가 제일모직 주식 42.19%, 삼성물산 주식 1.41%를 보유하고 있던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실제보다 고평가됐다면,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산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도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와 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식 매매거래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 규정상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금의 2.5%를 넘어서면, 상장 적격성 심사 후 거래정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대부분을 연결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국면이다"며 "다만 관계회사이기 때문에 상장 적격성 여부와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지정하기 이전 시점에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처리했다고 수차례 입장을 밝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중이다. 이어 "지난 2015년 말 부터는 삼성물산 연결자회사로서 국내 빅4 회계법인 중 3곳으로부터 적정의견을 받았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 총수를 현 이건희 회장 체재에서 아들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힌 점도 삼성물산의 불확실성을 키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