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3일 오후 시금고 지정을 위한 심의 위원회를 열고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일반·특별회계예산을 맡는 1금고 우선협상 대상 은행에 신한은행을 선정했다. 2금고는 우리은행이 맡게 됐다. 이들 은행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한다.
먼저 세금 납부 편의를 위해 운영 중인 이택스 시스템(전자납부시스템)을 다각도에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입찰 프레젠테이션(PT)에서 보완점을 제시하고 기술적으로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 중 최고수준으로 평가받는 정보통신기술력(ICT)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집중 전략도 통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시금고 사업권 쟁탈에 심혈을 기울였다.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개인그룹에 속해있던 기관영업 부문을 기관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영업통’으로 통하는 주철수 부행장을 그룹장으로 전면 배치했다.
전국 20개 시도 금고를 운영하는 노하우도 높이 평가받았다. 현재 신한은행은 20개 시도 금고의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회계를 모두 맡고 있다.
이 밖에도 적지 않은 출연금과 협력사업비도 선정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선정은 신한은행에게 특별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우리은행에, 경찰공무원 대상 참수리대출을 KB국민은행에 빼앗겼다. 연달아 고배를 맛본 만큼 이번 시금고 경쟁에서 신중을 기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