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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만난 10대 그룹… 무거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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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만난 10대 그룹… 무거운 '침묵'

-공정위, 10대 그룹 정책간담회 9일 개최
-국정농단 여파, 검찰 수사로 몸 낮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과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과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만난 10대 그룹 경영진들이 시종일관 몸을 낮췄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와 검찰 수사로 인한 압박을 반영하듯 경영진들 사이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서울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들과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경영인들은 최근 재계의 무거운 분위기를 반영하듯 저자세로 일관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오너가 줄줄이 구속된 데다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재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5대 그룹 중 현대차를 제외한 4곳은 이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삼성은 다스 소송비 대납과 노동조합 와해 혐의, SK는 평택 미군기지 공사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LG는 간담회 전날 총수 일가의 탈세 혐의로 본사를 압수수색 당했다. 롯데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신동빈 회장이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간담회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회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경영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자리였다”며 짧은 말을 남기고 회의장을 떠났다. 김상조 위원장이 주로 기업들에 주문했던 1·2차 간담회와 달리 이번 회의는 기업의 어려움을 듣는 자리였다는 뜻이다.

하현회 LG 부회장은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오늘 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느냐” “세금 탈루 의혹을 인정하는가” 등의 질문에도 입을 닫았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도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황각규 부회장은 역사상 최초로 총수 구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에 대해 “걱정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호텔롯데 상장에 대해서는 “여건이 되면 하겠다. 실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