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바 후폭풍…금융당국 R&D비용 회계조사에 바이오업계 '긴장'

공유
11

삼바 후폭풍…금융당국 R&D비용 회계조사에 바이오업계 '긴장'

자산화비율高 셀트리온, 코오롱티슈진, 바이로메드, 차바이오텍 테마감리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이른바 '삼바패닉'에 빠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기준 위반 논란에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금융당국이 서둘러 연구개발(R&D) 회계 테마 감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셀트리온과 차바이오텍 등 주요 10개 바이오·제약기업을 대상으로 테마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이슈 파장이 커지면서 주가조정이 빠르게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감리 대상은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율이 높거나, 혹은 사업 계획이 변경됐음에도 손상평가 등이 이뤄지지 않은, 소위 위반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이다.
특히 연구개발비 수치가 높은 기업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셀트리온(2270억원), 한미약품(1706억원), 대웅제약(1143억원), 유한양행(1037억원), GC녹십자(1165억원) 등의 개발비가 1000억원을 넘었다. 자산처리 비율이 높았던 코미팜(96.7%), 코오롱티슈진(93.2%), 바이로메드(87.6%), 차바이오텍(71.1%), 메디톡스(39.1%), 삼성바이오에피스(35.5%) 등도 금감원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약지수는 1만2162.89로 한 달 전보다 9.1%포인트 하락했다. 고점대비 23.7%나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제약지수는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고점 대비 17.9% 폭락했다. 최근 4영업일 동안 낙폭은 8.2%로 코스닥지수 하락폭(3.4%)보다 컸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30일 이후 5거래일연속 17.2% 급락했다. 시총 2위인 신라젠도 같은 기간 동안 25.8%나 하락했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테마 감리 항목중 하나로 개발비 인식·평가의 적정성을 선정했다. 국내 바이오업계는 개발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자의적인 회계처리를 감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자산 처리과정에서 어디까지가 연구단계고 개발단계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것.

한국이 채탁한 국제회계기준(K-IFRS)은 △기술적 실현 가능성 △제품을 판매하려는 회사의 의도 △판매할 수 있는 회사의 능력 △미래 경제적 효익을 창출 등 6가지 조건을 충족했을 시 무형자산으로 인식이 가능하다.

해석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다. 예컨데 단백질 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시밀러는 기존의 신약을 기반으로 더 효능을 좋게 만든 제품이기에 제품 출시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총 2270억원의 연구·개발비 중 1688억원(74.4%)을 자산 처리하고 579억원을 비용 처리했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팽팽하다. 바이오시밀러라도 회계기준에 맞게 임상3상에 돌입할 때 자산으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과 상충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경우 임상 1상이나 임상에 들어가기 이전부터 자산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천문학적 수치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경우도 있었다“며 "글로벌 제약기업의 경우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대부분 정부의 판매 승인 시점 이후 지출만을 자산화한다"고 꼬집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