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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재권침해 수법도 진화…"기술공개 마치 '해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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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재권침해 수법도 진화…"기술공개 마치 '해적' 같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며, 특허소송건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며, 특허소송건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또 중국기업의 특허 출원건수가 늘어나면서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서 지적재산권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 법은 해외기업이 중국 내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는 경우 중국측의 출자가 과반을 차지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기업이 중국 정부에 합작회사 설립을 신청한 후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면 해외기업에 회사가 가진 제조 기술을 모두 공개하도록 요구한다고 10일(현지 시간) 산케이신문이 폭로했다.
기술 유출에 대한 걱정이 앞서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 진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기술 노하우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 JETRO 베이징센터 지적재산권 히다카 겐지 실장은 "합작회사를 만들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다는 해외기업의 약점을 노려 억지로 기술을 공개하라고 협박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합작사에 기술 노하우를 공개한 후 1년이 채 안돼 비슷한 기술을 가진 전혀 다른 기업이 출현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 진출 경험이 있는 회사의 한 임원은 "오랜 기간 자금과 시간을 쏟아 부은 기술을 순식간에 약탈해 마치 해적과 같다"고 한숨을 내쉬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적재산권 침해를 둘러싸고, 모방품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모방품으로 세관에 압류된 건수(2017년) 총 3만0627건 중 2만8250건이 중국 제품이었다. 숫자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에 의한 모방품 제조 및 판매 수법도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업체들이 정품의 용기나 포장을 회수한 뒤 자신들이 만든 투박한 제품을 포장하여 판매하거나 정품임을 나타내는 식별 스티커를 위조해 부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일본 당국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중국은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이나 유럽업체들이 써먹는 수법을 그대로 활용해 특허권을 사들인 뒤 '특허괴물'로 마구잡이 지적재산권 소송을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지적재산 소송 건수가 12만6000건이었던 데 반해 2017년에는 19만1000건으로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