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점포 감축 속도내고 채용문은 활짝 연다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점이 지난해보다 1.35% 감소했다. 비대면 거래가 늘고 시장 포화에 따른 지점 통폐합이 가속화하면서다. 반면 은행 채용 규모는 확 늘어나 주목된다.

14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영업점(출장소 포함) 수는 총 4724개로 지난해(4789개)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5%(65개) 줄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872개로 전년 동기(897개) 대비 2.78%(25개)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880개로 전년 동기(892개) 대비 1.3%(12개) 줄었다. 농협은행은 1151개로, 전년 동기(1161개) 대비 0.86%(10개) 감소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 1055개, 766개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개씩 줄었다.

은행들은 금융업무의 온라인화·자동화 확산으로 점포 통폐합이나 축소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실적이 저조한 점포들을 정리해 수익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채용 규모는 늘렸다. 희망퇴직에 속도가 붙고 단축 근무제 시행을 앞두면서다.

시중은행은 올해 최소 22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1825명)보다 적어도 400명 넘게 더 뽑는 것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올해 상·하반기 각 750명씩 채용한다. 국민·하나·농협은행도 채용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은행들은 내년 7월부터 의무적으로 실시되는 주 52시간 근무를 준비해야 한다. 근무 시간이 단축되면서 생길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희망퇴직자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임직원은 11만1173명으로 전년보다 3602명 줄었다. 2000년 5202명이 줄어든 후 1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과 금융공기업의 희망퇴직을 적극 권장하겠다”고 밝혀 희망퇴직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사부에서 인력 수급을 보고 채용 규모를 확정한다”면서도 “조만간 시행하는 주 52시간 근무에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