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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이끌고 구본준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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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이끌고 구본준 밀고

-구광모 젊은 감각에 구본준 노련미 더해져

구광모 상무(왼쪽)와 구본준 부회장. 이미지 확대보기
구광모 상무(왼쪽)와 구본준 부회장.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병세 악화로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구광모·구본준의 투 톱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구광모 상무를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구본준 부회장이 후방 지원에 나서게 된다.

◇LG 4세 구광모, 신사업 주도


LG그룹은 17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내달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구 상무는 이사로 확정된다.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입적했다. 구 상무의 친아버지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으로 구 회장의 첫째 동생이다.

LG는 일찍이 구 상무를 중심으로 승계를 준비해왔다. 구 상무는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았다. 오너 일가임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승진 없이 과장과 차장을 거쳤다. 2014년에는 창원공장에서 3개월간 일하며 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B2B(기업간거래) 사업본부’의 ID 사업부장을 맡아 그룹의 신사업을 이끌었다. ID사업부는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하며 전자와 디스플레이, 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과 협업하는 부서다.

구 상무는 지난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하며 유럽 무데 데뷔전을 치른바 있다.

◇구광모·구본준 시너지 경영


구 상무의 이사 선임으로 LG의 후계 구도는 더욱 뚜렷해졌다. 그간 구 부회장은 건강이 악화된 구 회장을 대신해 LG의 경영 전반을 챙겨왔다. 이에 장자 승계 원칙을 깨고 동생인 구 부회장이 회장으로 추대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LG 관계자는 “이사 선임은 후계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준비”라며 “구 상무는 향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경영 전반을 살피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구 상무는 장기적으로 구 회장을 뒤를 잇게 됐으나 그렇다고 구 부회장의 입지가 좁아지진 않을 전망이다. 구 상무는 올해 만 40세로 젊은 만큼 구 부회장의 공조가 절실하다.

구 부회장은 글로벌 CEO 전략회의와 분기 임원세미나 등을 주재해오며 그룹 현안을 가장 가까이서 살펴왔다.

또한 구 상무의 젊은 감각과 구 부회장의 노련한 현장 경영이 더해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구 부회장은 1999년 LG필립스 LCD 사장을 맡은 뒤 회사를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올려놓은 바 있다. 이후 LG전자의 영업이익을 1조원대로 회복시키는 등 성공 신화를 써왔다.

재계에서는 임시주총 이후 이사회를 통해 두 사람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