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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미래 먹거리 찾아 빅데이터에 ‘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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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미래 먹거리 찾아 빅데이터에 ‘홀릭’

빅데이터 활용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 접근성 높여
내부 인력 양성부터 외부 인재 영입까지 적극 나서

그래픽= 오재우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 오재우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금융권이 고강도 디지털 혁신을 위해 빅데이터에 주력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IT 신기술과 함께 미래 먹거리로 불린다. 금융권에서 빅데이터는 원유와도 같다. 수익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으로 개개인에 최적화된 솔루션과 상품 추천이 가능해지고 금융에 대한 고객 접근성이 높아진다.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빅데이터 전략을 소개한다.

◇ 맞춤형 자산관리로 다양한 고객군 ‘포섭’
KB금융은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는 수익 모델을 구축한 덕분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초 그룹 내 데이터분석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2016년부터 수행해 온 537억건의 내부 데이터 분석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최초로 연예인·스포츠인 특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6월에는 의사 전용 토털 자산관리 서비스인 KB 닥터스(Doctor’s)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나아가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의사 전문 포털인 메디게이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메디게이트의 약 9만8000명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KB 닥터스 자산관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데이터분석 콥(Cop), KB데이터분석 아카데미(Academy) 등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채용 규모도 확대했다. KB금융은 올해 신규채용 규모 1000명 중 빅데이터 등 전문 인력을 100명 이상 채용할 예정이다.

◇ 빅데이터로 지역별 생활금융지도 만들다

신한금융은 혁신금융의 기초가 데이터라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016년 4월 은행권 처음으로 빅데이터 센터를 열었다.

출범 초기만 해도 센터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현재는 다른 업종이나 공공기관 등 외부 제휴까지 서비스를 넓히며 센터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울시 생활금융지도’를 만들었다. 생활금융지도는 신한은행이 전국의 주요 지역별 생활금융지도를 만드는 대규모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착수해 만들어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서울시 생활금융지도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자택 또는 직장 주소가 서울시로 등록돼 있는 고객 155만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신한은행은 급여소득자, 자영업자, 연금소득자들의 소득과 관련한 분석 내용 중 주요 이슈들을 보여준다.

신한은행은 서울시 생활금융지도의 ‘소비’편과 ‘저축’편을 각각 5, 6월에 공개하고 분석자료를 모두 종합해 시사점을 도출한 보고서를 7월께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지자체들과 협업해 지역별 생활금융지도 데이터도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 데이터가 경제·복지 등과 관련한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철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은 “금융을 디지털화 하는데 있어 빅데이터는 꼭 필요한 분야”라며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관련 정책 수립에 중요한 혜안을 제공해 고객과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하는 상생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핀테크 스타트업 제휴로 데이터 축적에 ‘박차’

하나금융은 스타트업과 손잡고 데이터 축적에 앞장서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과 제휴해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데이터 분석 기반 구축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은 고객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한 10대 중점 추진 과제도 선정했다.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하이(HAI)뱅킹과 개인비서 서비스 등의 고도화 작업에 돌입했다. 하나은행은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생체인식, 빅데이터 등 각종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금융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직접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분은 핀테크 업체와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1Q Agile Lab’ 6기의 13개사를 포함, 그동안 거쳐간 스타트업은 총 44개사에 이른다. 하나은행이 직접 투자한 핀테크 업체만도 7개사다.

고객별 맞춤 서비스도 제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이(HAI)뱅킹과 개인비서 서비스 등의 고도화 작업에 들어갔다. 데이터 분석 능력 향상을 통한 실시간 고객 대응 서비스 속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지능화한 서비스로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금융 빅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빅데이터 인력 확충에 ‘사활’

농협금융은 올해 ‘디지털금융’을 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선언했다. 디지털금융 조직체계를 강화하는 등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본격적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월 빅데이터 전담 조직인 ‘빅데이터 전략단’을 신설하고 단장에 외부 빅데이터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의 전문성을 확보했다.

내부 인력 양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대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서울대학교와 4차 산업혁명 및 관련 산업의 연구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디지털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내부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주재승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것 필요하다”며 “이는 더 이상 일부 직원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닌 전 직원이 가져야할 필수 능력”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맞춤형 상품 추천과 고객 이탈 예측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카드(가맹점 정보, 매출전표), 콜센터(상담이력·결과), e마케팅(비대면 채널 이용 현황, 상품 가입) 등 10여 개 시스템에 있는 정형·비정형 고객 데이터를 통합한다. 농협금융은 이달 중 플랫폼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