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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초읽기, 대한민국 증시 미래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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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초읽기, 대한민국 증시 미래 바꾼다

기관의결권행사 확대 투자자이익 제고
상호소통 및 지배구조개선 1석2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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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SC·Stewardship Code)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며 국내 증시가 재평가 될지 기대가 높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두 축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견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튜어드 코드 시행 성큼…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시금석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대가 아니라 현실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지난 2016년 12월 도입됐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기업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하는 모범규준을 뜻한다.

대상은 국내 상장사 주식을 소유한 모든 기관투자자로 자산 소유자(연기금, 은행, 보험), 운용자(자산운용사, 신탁사) 및 수탁자책임 지원 서비스 제공자(의결권·투자 자문사) 등이 모두 포함된다.

기관투자자는 △수탁자 책임정책 △이해상충 방지 △의결권 정책 제정 및 공개 등 7가지 원칙에 따라 자체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마련하고 공시 사이트에 의결권 행사 결과를 공시(잠정)해야 한다.

단 스튜디어드십 코드의 가입과 준수는 기관투자자가 자유롭게 정하는 연성규범(Soft Law)으로 원칙을 준수하든지 그렇지 않든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기관들은 자의든 타의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왜일까? 증시의 최대 큰손이자 운용사들의 최대 고객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조직문화 및 제도개선 위원회'는 지난달 18일 국민연금이 오는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상위기관인 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국민연금은 다음주 스튜어드십 최종안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하고 신임 CIO(기금운용본부장) 선임 등 실무절차를 매듭짓고 이르면 9월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는 약 37개 안팎으로 국내외 주요 운용사와 관계를 맺고 있다. 규정상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한 기관투자자가 위탁운용사를 통해 운용할 경우에도 위탁운용사도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스튜어드십 코드가 운용사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적극적인 주주 관여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초읽기…의지에 따라 파급효과 막강


국민연금은 증시 상장 기업에도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외국 주요 공적 연기금과 비교 시, 일본과 한국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4.01~5.42%로 0.25~1.6% 정도인 캐나다, 미국, 네덜란드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 같은 높은 주식투자 비중으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9.90%, 현대차 8.02% 등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2대 주주로 포진해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주주가치가 본격 강화되며 국내 증시의 글로벌 증시 대비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저평가 받던 가장 큰 이유로 주주친화정책 부족을 꼽고 있다. 2016년 ISS의 국내 104개 기업에 대한 평가 결과 주주권익 보호 부재 등의 이유로 5.38등급(1~10등급)을 받았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에 포함된 30개 주요 기업과 영국FTSE 100에 포함된 기업들의 평균은 각 3.97등급, 3.59등급이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기업들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용어”라며 “외국인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을 나타내는 원인 중 하나로 기업지배구조가 손꼽힌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져 한국 증시가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많이 관여할 분야는 배당 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으로 예상된다”며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국내 증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나 단기간에 코스피가 레벨업할 수 있다는 과도한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나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이 얽혀 발생한 것”이라며 “할인율이 얼마나 낮아지느냐 등 양적 부분은 측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뿐만 아니라 GDP 등 펀더멘털도 뒷받침돼야 진정한 의미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 센터장은 “GDP 성장률이 이머징국가보다 낮다”며 “특히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큰 편인데 외국인의 장기 투자처로 더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한국기업의 실적 안정성이 높아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시행보다 운용사들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센터장은 “일본은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이후에 여러 기관투자자가 동참하면서 1년새 주주가치가 2배 넘게 강화됐다”며 “주요 기관들이 주주를 위해서 행동을 할지, 아니면 선언적 의미에 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