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부터 화질까지… 1등 TV 만든 'LG 디지털 파크'

공유
0

AI부터 화질까지… 1등 TV 만든 'LG 디지털 파크'

-알파9 GPU 탑재해 더 빠르게 영상 정보 분석
-화질측정 시스템으로 1000개 이상의 화질요소 관리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의 주요 기능. 자료=LG전자.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의 주요 기능. 자료=LG전자.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23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LG 디지털 파크.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의 거대한 R1동이 눈에 들어온다.

가로 약 240미터, 세로 약 130미터 크기의 R1동은 건축 면적만 1만평이 넘는다. 축구장 5개 크기와 맞먹는 크기로 LG 연구개발(R&D)의 심장부 ‘디지털 파크’에서 가장 큰 건물이기도 하다.
R1동에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의 TV와 IT 제품 R&D 시설이 위치해 있다. 근무 인원은 약 2000여 명이다.

◇ ‘알파9’ 만나 똑똑해진 올레드 TV

R1동 2층에 올라가면 올레드 TV의 화질과 음질을 책임지는 ‘TV화질·음질 개발실’이 있다. 이곳에서 LG 올레드 TV의 차별화된 화질과 음질을 제공하기 위한 R&D가 이뤄진다.

가장 큰 성과는 인공지능(AI) 화질엔진 ‘알파9’의 개발이다. 알파9은 2018년형 올레드 TV에 탑재하는 것으로 목표로 개발된 화질엔진으로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제공한다.

LG전자는 2년여간의 개발 기간을 들여 알파9를 개발했다. 알파9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모두 이용해 영상을 처리한다. LG전자가 TV에 GPU를 적용한 것은 알파9이 처음이다.

알파9 핵심 기능은 ▲4단계 잡음 제거 ▲입체감 강화 ▲정교한 색상보정 알고리즘이다. 알파9는 1,2단계에서 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를 제거해주고 3,4단계에서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나 색상의 뭉개짐을 완화해 준다.
또한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주요 인물과 배경을 분리한 뒤, 각각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값을 조정한다. 이를 통해 사물은 선명해지고 배경은 원근감이 더해져 더욱 입체적인 영상이 만들어진다.

알파9는 색상보정 알고리즘을 통해 TV가 정확한 색을 찾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2018년형 LG 올레드 TV는 색좌표의 기준색상을 7배 이상 촘촘하게 나눠 보다 정확하고 생생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 깐깐한 검증·분석으로 고객 수요 대응


AI을 장착해 더욱 똑똑해진 올레드 TV는 까다로운 검증 시스템을 거친다. 디스플레이 특성을 정확하기 위한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높이 2미터가 넘는 장비에 TV를 부착하고 측정기를 세팅하면, 기계가 좌우상하뿐 아니라 대각선 방향까지 총 720도를 회전하며 자동으로 화질을 측정한다.

이 장비는 최대 120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까지 측정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휘도(밝기)와 명암비, 시야각, 색재현율 등 모델별로 1000개 이상의 세부 화질 특성을 측정하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화질팀의 철저한 콘텐츠 분석도 올레드 TV의 화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국내외를 직접 발로 뛰면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다. 이들은 전세계 각국에서 방영 중인 영화와 드라마, 뉴스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녹화해오고, 그 지역의 시청환경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화질을 테스트 한다.

◇ 수백까지 튜닝으로 최적의 사운드 찾아


R1동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G3동에는 TV 음질 성능을 평가하는 무향실과 청음실이 있다.

무향실은 말 그대로 소리의 울림이 없는 방이다. 무향실은 천장과 벽, 바닥 등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반사가 0에 가깝게 설계돼, 순수하게 TV에서 나오는 소리만 측정할 수 있다.

무향실에서는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한다. TV 스피커가 얼마나 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얼마나 고르게 음을 내는지, 음의 왜곡이 작은지 등을 TV와 마이크 하나만을 두고 측정한다.

이어 청음실에서 실제 소리를 들어보고 평가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청음실에서는 연구원들이 TV의 소리를 들으며 음의 왜곡과 균형을 잡아주는 튜닝을 진행한다. 저음이 약하면 저음을 강화해주며 제품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찾는다.

연구원들은 무향실과 청음실을 오가며, 동일한 모델에 대해 측정과 청음 작업을 거친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실감나는 소리 표현을 요구하는 니즈가 커지자 입체음향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채택했다. 돌비 애트모스는 화면상의 사물의 움직임이나 위치에 따라 소리가 사용자의 앞이나 뒤, 위에서 들리도록 했다.

북미와 유럽 등 지역에 따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리를 찾는 것도 튜닝시 고려사항이다. 북미 소비자는 풍성한 저음을 좋아하는 반면, 유럽 소비자는 자연스럽고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선호한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