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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자동차대출 시장서 아직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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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자동차대출 시장서 아직 ‘걸음마’

서비스, 홍보 강화 등 경쟁 치열하지만 ‘그들만의 리그’
캐피털사가 대출 시장 80% 이상 점유… 갈 길 멀어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본점 전경. 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본점 전경.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자동차 금융 시장이 은행들의 새 격전지로 떠올랐다. 은행들은 자동차 대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고객몰이에 본격 나섰다. 전체 자동차 대출 시장에서 제1금융권 점유율은 4%대 수준에 머물러 아직 갈 길이 멀다.

3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 등 시중은행들은 자동차 대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와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대출 시장 선점하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0년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자동차 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2조2100억원으로 다른 은행들의 대출 잔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신한은행은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메인 타이틀 스폰서로 선정되자 ‘마이카’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고객몰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도 스포츠 선수를 ‘매직카’ 광고 모델로 발탁해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선수을 모델로 한 국민은행 광고는 지난달 중순부터 TV, SNS, 극장 등에서 만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중고차 시장을 겨냥했다. 중고차는 신차에 비해 캐피털업체가 개입하는 정도가 낮아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나은행은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수리보장 서비스, 구매자에게는 저금리 중고차 구매자금 대출도 해준다.

이 같은 은행권의 색다른 마케팅에도 자동차 대출 시장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점유율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란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대출 시장 중 은행권 비율은 4~5%대 수준. 카드사가 8~9%를 차지하고 80% 이상을 캐피털사가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이 혜택이나 수수료 등에서는 캐피털사보다 유리하지만 자동차 대출이 주업인 캐피털사를 따라잡기엔 고객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주요 글로벌 차 업체는 대부분 금융 계열사를 갖고 있다. 자동차 판매사와 캐피털사가 직접 연결돼 고객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할부금융 상품도 함께 권한다. 현대차를 구매할 땐 현대캐피털 할부금융을, BMW를 구매할 땐 BMW파이낸셜 할부금융 상품을 같이 권하는 식이다. 캐피털은 자동차 대출 잠재고객과 만날 수 있는 최전선에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뾰족한 대안도 없이 은행은 낮은 금리와 함께 적극적인 홍보로 신규 고객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마케팅해 왔지만 아직까지 고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캐피털이나 카드사보다 혜택이 좋은 것은 분명해 앞으로도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