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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사용 줄이려는 정부 정책, 현장서는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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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사용 줄이려는 정부 정책, 현장서는 '엇박자'

정부가 플라스틱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 등 다회용 컵 사용을 늘리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일손 부족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플라스틱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 등 다회용 컵 사용을 늘리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일손 부족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머그컵이나 텀블러 같은 다회용 컵 사용을 늘려나가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커피전문점은 설거지할 인력이 부족한 데다 손님과의 마찰까지 일어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직원들은 다회용 컵 사용을 권했다가 육두문자를 듣기 일쑤다.

환경부는 지난달 10일 정부 차원의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24일에는 스타벅스와 파스쿠찌를 비롯한 12곳의 커피전문점, KFC와 맥도날드를 포함한 5곳의 패스트푸드점과 관련 협약을 맺었다. 다회용 컵 사용을 늘리고, 텀블러 등 개인 컵을 쓰는 고객에게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컵 보증금 도입, 판매자 재활용 비용 부담 등 관련 법령도 올해 안에 개정할 계획이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일 열린 ‘제23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인류는 플리스틱 등 폐기물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직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익숙해진 플라스틱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충분히 자리 잡지 않은 데다, 다회용 컵 사용으로 늘어난 설거지를 할 일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몰리는 피크시간에 다회용 컵을 설거지해가며 커피를 내려면 더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 한다.

최근 사내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인력은 그대로인데 설거지 지옥에, 손님과 마찰도 일어난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탐앤탐스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손님에게 매장에서 머그컵을 이용해달라고 했다 욕설을 들었다’거나 ‘마찰이 가끔이냐? 부럽다’며 맞장구를 쳤다.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잠깐 있다가 나가려는 고객이 많아 다회용 컵 사용을 권유하면 언짢아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일회용 컵을 덜 써야 한다는 인식을 제고하는 등 보완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