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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가짜회의를 진짜회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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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가짜회의를 진짜회의로

최익성 플랜비디자인 대표
최익성 플랜비디자인 대표
회의를 컨설팅하는 게 내 일이다. 가장 이상한 회의는 ‘전략회의’다. 전략회의는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인데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은 논의가 없고, 전략을 발표하고 발표한 후 지적이나 피드백을받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건 회의가 아니다. 전략발표회 또는 전략공유회라고 명해야 한다.

플랜비디자인의 조사결과 “회의 중 48.6%가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불필요한 이유 중 회의가 ‘단순 점검, 정보공유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공유회는 최소화해야 한다. 회의는 무분별한 공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정보 공유의 필요성은 회의 참여자에게 모두 높아야 한다. 정작 우리는 전체 회의 참여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보다 회의 주관자인 리더에게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한다. 리더만을 위한 공유회를 최소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가 가장 필요한 사람이 리더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 입장에서는 관련된 모든 구성원을 한자리에 모아 한 시간에 모든 정보를 공유 받고 판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하지만 막상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구성원 입장에서 볼 때 다른 정보는 공유 받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이유는 리더가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상황을 다 알기 원하고 궁금한 것에 대해 바로 질문한다. 그러다 보면 공유형 회의가 길어진다.

회(會)와 회의(會議)를 분리해야 한다. 분리된 회(會) 특히 보고회, 공유회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안해야 한다”가 제1원칙이다. 공유회는 민첩한 조직(Agile Team) 만들기의 방해요소다. 그러나 우리 조직이나 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안할 수 없다면 횟수를 줄이고, 시간을 최소화 해야 한다.

만약 주 1회 공유회를 하고 있다면 격주 1회로, 격주 1회이면 월 1회로, 월 1회이면 격월 1회로 하는 것이 좋다. 횟수를 줄인다고 해서 줄어드는 시간은 단지 1시간이다. 그러나 횟수를 줄이면 준비와 향후 이행을 위해서 들이는 공수를 줄일 수 있다.

다음은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업무 공유회는 30분에서 1시간을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사전 자료 준비를 하지 않는다. 자료 준비를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들어와서 빠르게 정리하고 빠르게 공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애자일(Agile) 공유회라고 칭한다. 애자일 공유회에서는 “동시에 말하기”와 “함께 보기” “함께 질문하기”를 활용한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해서 동시에 적고, 동시에 의견을 내는 방식이 좋다. 만약 보안상 이유로 활용하기 어렵다면 큰 포스트잇을 활용한다. 이때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동시에 적기를 한다. “어떤 일이 완료되었는가? 어떤 일이 처리되지 못했는가? 어떤 일들을 해 나갈 계획인가?” 각자 각 사항에 대해서 적었다면, 함께 동시에 읽는다. 이후 공유 받고 싶은 내용을 참여자가 모두 작성한다. 이때 포스트잇을 활용한다. 수집된 질문은 회의 진행자가 분류한다. 먼저 전체 공유가 필요한 항목과 1대 1 혹은 소수 인원의 공유가 필요한 항목으로 나눈다. 전체 공유가 필요한 항목은 비슷한 질문 별로 분류해 공유하고 소수 인원에게만 필요한 공유는 1대 1 공유로 회의 이외의 시간을 정한다.이후에 궁금한 사항, 지원이 필요한 사항 위주로 정보 교환, 의견 교환을 한다.

리더는 회의 시작 전에 알고 있는 정보와 더 알고 싶은 정보를 리스트업하고 회의 때 빠르게 체크한다. 특히나 리더는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 더 알고 싶은 정보를 정리하는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회의가 시작되고 공유를 받으면서 정리하는 것은 이미 늦은 행동이다. 회의 시작 전 꼭 텍스트해서 정리해야 한다. 우리의 정보 처리 속도는 말하고 들을 때보다 글을 읽을 때 빠르기 때문이다.


최익성 플랜비디자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