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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법인 2차전, '포스트 차이나' 인도네시아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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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법인 2차전, '포스트 차이나' 인도네시아서 '격돌'

한국투자증권 현지법인 내달 출범…"PF 주력"
NH투자증권·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미래에셋대우·신한금융투자 IB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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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인도네시아가 금융투자업계의 투자은행(IB) 경쟁의 제2 격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이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왔다. 베트남 증시의 호찌민VN 지수는 지난해에만 48%가량 증가했다. 이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금융투자 미개척지로서 투자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7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본격적인 영업행보에 나선다. 내달 9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IS인도네시아'(미정)를 공식 출범시키고 로컬 브로커리지 영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단빡(Danpac)'의 지분 75%를 지난해 12월 인수계약을 체결한 지 7개월만이다. KIS인도네시아는 기존에 강점이던 채권 중개와 리테일 주식중개 영업 관련 인적·물적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의 타 증권사와 달리 PF비즈니스를 주축으로 차별화를 꿰하겠다는 방침이다. PF금리는 일반적으로 각 국가의 기준금리와 시행사의 신용, 재무능력 등으로 책정된다. 신흥국 인도네시아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부동산 자산 가격이 낮아 경쟁력이 높다. 인도네시아의 기준금리는 5월 말 기준 4.75%로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등 4개사도 한국투자증권 보다 먼저 인도네시아를 선점했다. 이들은 대부분 IB딜과 브로커리지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가 이처럼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총 인구규모에 비해 금융투자에 대한 발전이 더딘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구는 총 2억5000만명에 이르러 세계 4위 수준의 대국이다. 그런데 주식 투자 인구가 100만명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국내총생산(GDP)는 1조2015억달러(한화 1340조원)로 세계 15위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2%로 신흥국의 평균 4.6%를 넘어섰다. 아울러 현지 증권사 규모도 영세해 국내 증권사가 진출했을 때 경쟁력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첫 발을 내딛은 건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09년 3월 현지 기업 코린도그룹과 합작으로 'NH코린도증권'(지분율 80% 보유)을 세웠다. 지난해부터 현지 국민연금과 공기업으로부터 주문을 수취하면서 브로커리지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현지 기업인 스리와하나를 상장시키는 등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키움증권도 과거 2010년 6월 인도네시아 증권사 동서증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 6월 현지에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을 세웠다.브로커리지 영업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18억5000만원의 영업수익이 대부분 리테일 영업에서 발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6년 12월 현지 마킨타 증권의 지분 99%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법인을 출범시켰다. 특히 현지 중소 IB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지 2위 아이스크림 제조사 캄피나(Campina)의 IPO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약 1500억원 규모의 S&S 아세안펀드를 결성, 모집해 인도네시아 공모주와 채권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인도네시아법인은 2007년 현지의 이트레이딩증권(eTrading)에 지분 19.9%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지분을 확대했다. 지난 2013년 8월에 경영권 확보를 시작으로 2015년 3월에는 지분율을 99%까지 늘렸다. 현지 110여개의 증권사 가운데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상위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 대형은행인 BTN의 2조 루피아(한화 약 1500억원) 규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업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딜을 주관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인도 등과 함께 포스트 차이나를 열어갈 주역으로 꼽힌다"면서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한가운데 위치해 교두보 역할을 할 투자처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