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청쿵그룹 후계자 빅터 리, 호주 APA그룹 M&A성공할까…ACCC·외자심의 통과가 관건

공유
0

청쿵그룹 후계자 빅터 리, 호주 APA그룹 M&A성공할까…ACCC·외자심의 통과가 관건

홍콩 청쿵그룹(CKI) 후계자 빅터 리가 호주 APA 그룹 인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호주 동부 해안 자산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홍콩 청쿵그룹(CKI) 후계자 빅터 리가 호주 APA 그룹 인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호주 동부 해안 자산을 방출할 가능성이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호주 에너지 인프라기업인 APA그룹 인수를 추진 중인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 소유의 '청쿵인프라그룹(CKI, 長江基建)'이 호주 자유경쟁소비자위원회(ACCC)와 외자심의위원회(FIRB)의 심사를 받고 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CKI를 이끌고 있는 장남 빅터 리(李泽钜· 53)는 그룹 경영권 승계 이후 첫 시도하는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호주 동부 해안의 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인프라 회산인 CKI가 가스 파이프라인 회사인 APA를 인수하면 호주의 가스 송출 파이프라인의 대부분은 외국 회사의 통제하에 놓이게 된다. 호주 정부는 결코 이러한 상황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KI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은 지난 6월 13일 호주 APA 그룹에 770억HK달러(약 10조5783억원) 규모의 인수안을 제시했다. 리카싱 장남 빅터 리는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후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되면 CKI에 있어 사상 최대의 인수합병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중국 거대 자본의 침투에 불안을 느낀 호주 정부는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일단 제동을 걸었다. 결국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가스의 운송 및 공급 파이프라인 건설과 관련한 시장 경쟁 등을 포함해 대상을 넓힌 엄중한 조사를 실시할 방침을 밝혔다.

홍콩에 본사를 둔 최대 외국계 기업인 호주 APA그룹은 현재 호주 현지에서 1만5148㎞ 길이의 파이프라인과 2만8600㎞가 넘는 가스수송망, 그리고 244㎞ 길이의 고압전력 수송망을 운영하는 호주 최대의 에너지 인프라 업체다.

빅터 리로서는 어떻게든 이번 거래를 순조롭게 마무리함으로써, 후계자로서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최선책이기 때문에 동부 해안의 자산을 포기하더라도 성사시키고 싶은 심정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