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국적 기업, 해외서 연달아 '침몰'…비즈모델 전환에 진통

잇단 비리와 부정으로 일본 최대 자부심 '신뢰성'도 곤두박질

기사입력 : 2018-07-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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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화를 추구하기 위해 세계시장에 뛰어든 유명 일본 기업이 연달아 '침몰'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세계 최고의 제조기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일본 제조분야 대기업들이 속속 침몰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본 기업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비리와 부정이 드러나면서 일본의 신뢰성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동안 대체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살펴본다.

20세기에 두 차례나 오일 쇼크를 경험한 일본은 점차 경제 모델 전환기에 들어섰다. 특히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은 '소비 활성화'를 명확하게 국가 전략에 통합했다. 이후 국내 생산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많은 기업들이 잇따라 해외로 거점을 옮기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함과 동시에 다양한 투자 모델과 기업 인수합병(M&A) 모델을 통해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요구했다.

거기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다국적 기업들도 기본적으로 모델 전환을 목표로 하는 기업 대열에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평가되고 성공적인 모델 전환으로 유명한 일본의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침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제 세계화 아래에서 일본 다국적 기업의 '모델 전환의 고통'을 엿볼 수 있다.

먼저 1904년에 설립된 도시바를 살펴보자. 80년대 이후 도시바는 모델 전환에 성공한 이후 해외에 거점을 옮기고 다양화 된 생산과 경영을 실시하여 많은 성과를 올려왔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원자력 발전 산업에 손을 댔고, 2006년에는 미국 원자로 업체인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Westinghouse Electric)을 인수해 차세대 원전 기술을 획득하고 세계 원전 시장을 확대하려고 했다.

또한 2015년에는 WH를 통해 미국 시카고브릿지 앤 아이언(CB&I) 원전 사업 자회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당시 어느 누구도 이 인수극이 도시바의 '악몽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도시바가 발표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2015년에 사업 인수가 진행된 후 WH의 부채는 줄어들기는커녕 98억달러(10조9466억원) 규모로 더욱 불어났다. 이에 발목을 잡혀 도시바의 2016년 연결 실적은 최종 손실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거듭되는 교섭과 각 방면에 대한 호소를 거쳤으나, 도시바는 결국 WH에 대한 미 연방 파산법 11조를 적용시키도록 뉴욕 연방 파산 법원에 신청했다.

이 신청에 따라 도시바는 세계 원전 사업에서 전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재무 상황 개선과 건전화를 도모하고 부채 규모를 통제하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 매각하고, 새로운 융자 범위를 설정하는 등의 결정을 내리고 우량 자원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기업 전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등 기업 내부의 재편을 위해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타격을 입은 도시바는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다음은 최근 전 세계적 오명을 떨친 다카타의 예를 살펴보자. 세계에 유명세를 떨쳤던 에어백 제조사 다카타는 1933년 창업한 이후 줄곧 산업 섬유 제품을 다뤄 오다 80년대에 이르러 기술적 우위를 이용한 모델 전환에 성공한 이후 점차 세계 2위의 자동차 안전 부품 업체로 성장하면서 에어백, 안전벨트, 카시트, 스티어링 휠, 기타 자동차 부품 세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에어백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했으며 안전벨트와 카시트, 스티어링 휠 및 기타 부품은 세계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에어백과 관련된 인사 사고와 품질 문제로 '공포의 에어백'이라는 불명예 얻었고, 이후 끊임없는 비판과 소송이 잇따르면서 손실은 갈수록 늘어났다.

게다가 2009년 이후 에어백 결함으로 발생한 다수의 사망자와 집단 소송에 걸렸으며, 그로인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 관련 부서의 조사 및 미 연방 정부의 처분을 받았다. 또한 미 법무부는 다카타가 과거 10년 이상 제품의 안전에 관한 중요한 검사 데이터를 조직적으로 조작하여 기업의 생산과 이익을 소비자의 안전보다 우선시 해 왔다고 지적하고 형사 책임을 추궁할 방침을 나타냈다.

결국 2017년 2월 다카타는 미국에서 결함 있는 문제의 에어백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허위 보고가 있었음을 인정한 다음 벌금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지불하는 데 동의하고 미 법무부와 합의를 맺었다.

이후 다카타는 큰 데미지를 받고 회복이 불가능하게 됐으며, 지난해 6월 25일에는 미국 자회사가 델라웨어 연방 파산 법원에 연방 파산법 11조의 적용을 신청하고, 일본의 본사도 6월 26일 도쿄 지방 법원에 민사 재생법의 적용을 신청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최대 규모의 제조업체가 파산한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결함이 발견된 에어백에 의한 거액의 배상에 직면한 다카타의 부채는 1조엔(약 10조1100억원)을 넘어 섰다. 그로 인해 도쿄 증권거래소는 다카타 주식을 7월 27일자로 상장 폐지시켰다. 또 다카타는 중국 기업 닝보 쥔셩전자(均胜电子)의 미국 자동차 부품 자회사 키세이프티시스템즈(KSS)에 에어백 리콜에 관련되지 않은 모든 자산을 19억달러(약 2조1223억원)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84년의 역사를 지닌 다카타는 조용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편, 다카타의 불명예를 고스란히 품기로 한 쥔셩전자는 불과 1년 만에 탁월한 선택이 눈앞에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다카타의 기술력과 사업망은 완전히 쥔셩전자의 품으로 흡수되었고, 자연히 쥔셩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가 될 수 있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쓰러지는 다카타를 짊어진 것이 아니라 보석으로 가공할 수 있는 높은 가치를 가진 원석을 발굴해 냈다는 표현이 따랐다.

지금은 경제 세계화의 시대다. 기술 혁신이 줄줄이 이어지고 소비자의 요구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각국 기업은 글로벌 산업 분업 체제에 참여하여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유리한 환경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외부 환경의 일취월장하는 변화에 직면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획득하고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모델 전환의 행보를 가속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글로벌 산업 체인을 적극적으로 구축해야하며, 세계적 관점에서 다양한 투자와 생산·경영 모델을 실시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 체인의 지속적인 확대에 따라 기업은 제품의 질, 부채, 생산 등 경영의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컨트롤 하느냐가 시급한 해결과제로 남았다.

상기 두 사례를 통해 경제 세계화 시대에 맞선 일본 기업의 전통적인 경영 모델이 이제 과거의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글로벌 가치 사슬 사냥에 나선 다국적 기업들의 리스크에 대한 경고도 엿볼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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