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인상 시기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하반기 인상 방침을 고수했다. 후판 가격 인상을 놓고 철강업계와 조선업체들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체들은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후판 사업에서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급기야 관련 2기 설비를 폐쇄, 현재 당진공장으로 단일화 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세계 수주 1위를 달성하는 등 업황이 개선되는 만큼 가격 인상은 후판 가격 정상화를 위한 철강업계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이미 후판 가격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 포스코 후판부문은 지난 1분기 200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고, 현대제철은 2분기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는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3만원 인상했고 유통용은 6만원 올렸다. 하반기에는 조선용 후판 가격을 일괄적으로 5만원 인상할 예정이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수주량 증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경영 상황에 따라 후판 가격을 인상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