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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빠진 국회, 노회찬 오늘 영결식..."내가 걸어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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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빠진 국회, 노회찬 오늘 영결식..."내가 걸어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27일 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7일 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온기동 기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국회장(葬)으로 진행됐다. 당초 정의당장으로 5일간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국회의 요청으로 전날부터 국회장으로 격상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에서 “노회찬 의원님 노회찬 의원님! 이곳 국회에는 한여름 매미 울음만 가득하다”며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추도사 전문이다.

노회찬 의원님!

이곳 국회에는 한여름 처연한 매미 울음만 가득합니다

제가 왜 이자리에 서있는 겁니까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 의원님을 떠나 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태양빛 가득한 계절이건만 우리 모두는 어둔 터널에 들어선듯 참담한 심정으로 모여있습니다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서 본청 입구서 노 의원 모습 보일 듯 합니다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도 여유 가득한 표정의 우리 동료 노의원님을 만날 것만 같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란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입니다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이 가시질 않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습니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만류에도 거대 권력과 싸움을 마다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긴 메시지서도 노동자의 삶을 함께 아파했고 사회적 약자의 승리를 함께 기뻐했습니다

정치의 본질이 못 가진 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한다 생각했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스니다

노 의원님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경기고 재학 시절부터 서슬 퍼렇던 유신에 항거했습니다

보장된 주류의 편안한 삶 대신 민주주의와 노동 현장에서 온몸을 던져 투쟁하셨습니다

낡은 구두 오래된 셔츠 넥타이가 말해주는 대중 정치인의 검소함과 청렴함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 진보 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되어 주셨습니다

눈 덮인 들판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가는 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마치 이 말씀을 온 몸으로 실천하듯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으며 명예를 중시하고 신중했던 삶이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22일 저녁 어머님의 병상을 찾아뵙고 동생의 집을 찾았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마지막 밤을 보내고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차마 이 길을 택한 노 의원님을 고뇌와 번뇌 회한과 고통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 눈물만 흐를 뿐입니다

노회찬 의원님!

이제 평생을 짊어지셨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십시오

당신이 한국 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 역사 속에 길이 빛날 것입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2018년 7월 28일 장례위원장 국회의장 문희상




온기동 기자 1699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