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씨는 14일 1심 재판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씀하실 때, 결과는 이미 예견되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라면서 "권력자의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1심 선고에서 '위력에 위한 성폭행'을 주장한 김지은 씨 측 주장을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김씨와 안 전 지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토대로 "김씨는 업무 관련자와 피고인(안희정)뿐만 아니라 굳이 가식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지인과의 대화에서도 지속적으로 피고인을 존경하고 지지했다"며 안희정 전 지사 측 손을 들어줬다.
다음은 안희정 1심 '무죄' 선고에 대한 김지은 씨 입장 전문.
어둡고 추웠던 긴 밤을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무서웠고 두려웠습니다. 침묵과 거짓으로 진실을 짓밟으려던 사람들과 피고인의 반성 없는 태도에 지독히도 아프고 괴로웠습니다.
평생 감사함 간직하며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께 보답하며 살겠습니다.
어쩌면 미리 예고되었던 결과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씀하실 때, 결과는 이미 예견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부당한 결과에 주저앉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입니다. 권력자의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저를 지독히 괴롭혔던 시간이었지만 다시 또 견뎌낼 것입니다. 약자가 힘에 겨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세상이 아니라, 당당히 끝까지 살아남아 진실을 밝혀 범죄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초석이 되도록 다시 힘을 낼 것입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십시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김현경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