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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매각 ‘파란불’…보험사 M&A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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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매각 ‘파란불’…보험사 M&A 다시 불붙나

신한지주와 MBK파트너스 재협상, 연내매각 의지 반영
매각가격 2조4000억원 추정, 생보업계 빅5 도약

아이엔지생명 상장 이후 시총 및 PBR추이
아이엔지생명 상장 이후 시총 및 PBR추이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ING생명의 매각이 다시 불을 붙으며 지지부진한 보험사 M&A시장이 활기를 나타날지 관심사다. 현재 신한지주는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ING생명매각관련 재협상에 돌입했다. 수요자가 아니라 매각자인 MBK파트너스가 신한지주측에 다시 딜을 제안한 경우로 성사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인수자아니라 매각자 먼저 제안…성사가능성 높아


신한지주와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M&A 협상에 돌입했다. 매각대상은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유지분 59.15%다.

신한지주와 MBK파트너스간 ING생명 매각관련 M&A협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인수를 위한 배타적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하고 실사까지도 나선 바 있다. 단 최종단계에서 매각가격에 대한 입장차가 커지며 ING매각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처음 매각을 타진했던 지난 3월과 달리 이번 재협상은 성사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인수자가 아니라 매각자인 MBK파트너스가 신한지주측에 ING생명 지분인수의향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ING생명의 브랜드사용기간이 본사와 계약에 따라 올해말까지만 사용할 수 있어 내부적으로 연내 매각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보다 매각자의 의지가 반영되며 매각가격도 처음 거론된 3조원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잠재적인 매각가격은 2조~2조4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당가격은 4만1237~4만9485원으로 지난 2분기말 BPS(주당순자산) 대비 0.94~1.13배 수준이다. 2조4000억원에 매각할 경우 주당가격은 약 5만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20% 안팎이다.

ING생명(지분율 59.15%)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3년 인수 당시 ING생명 인수금액이 1.8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딜이라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이 전반적으로 업황부진으로 침체국면에 빠져있다”며 “최근 저성장에진입한 보험시장상황을 비춰보면 매각자 입장에서는 헐값매각은 아닌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이 이 가격대에서 잠정합의됐으며 직원 고용승계, 대주주 적격심사에 대비한 세부조정이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시 보험업계 지각변동, KDB생명 등 타 보험사 M&A에도 영향


이번 인수를 놓고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먼저 시너지 효과에 대해 크게 이견이 없다.

신한지주가 ING생명 인수시 신한금융의 생명보험순위는 곧바로 업계 5위로 랭크된다. 자회사인 신한생명의 총자산은 지난 5월말기준 30조2724억원으로 ING생명 31조4,339억원과 합치면 60조원대로 덩치가 커진다. 현재 BIG 4인 NH농협생명(64조270억원)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전속설계사 채널강화도 기대되는 효과다. 전속설계사수는 각각 ING생명 5504명, 신한생명은 7078명이다. 단숨에 1만2000여명의 전속설계사를 거느리게 되며 대대적인 전략상품 마케팅에도 나설 수 있다.

단 우려도 있다. 협상테이블에 나온 매각가격의 최대치인 2조4000원으로 결정되면 신한지주에 소폭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4조원에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최근 종가대비 약 19% 프리미엄을 준 PBR 1.13배로 과도한 오버페이는 아니다”며 “하지만 다른 사업부문 성장을 못시키는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결론적으로 신한지주에게는 소폭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ING생명 매각성공시 지지부진한 보험사 M&A가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최근 중국당국의 매각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동양생명의 경우 자산규모가 30조8400억원으로 ING생명과 비슷하다. 매각가격도 1조원 중후반대로 인수시 보험업계 상위권에 랭크될 수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이밖에도 인수자를 찾지 못해 유상증자로 방향을 틀은 MG손보, 증시상장 뒤 분할매각추진 의사를 밝힌 KDB생명보험 등도 시장여건이 좋아지면 다시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후보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