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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한국거래소, 메릴린치 '단타거래·공매도' 집중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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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한국거래소, 메릴린치 '단타거래·공매도' 집중 조사

-청와대 청원 게시판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국내 증시 교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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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이낸셜타임스(FT)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한국거래소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의 주식 거래 내역을 조사한다.
22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최근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극초 단타매매나 무차입 공매도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해당 조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당국측에 메릴린치의 주식 거래내역을 조사하라는 압력을 가한 것에 따른 응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외국계 투자은행(IB) 메릴린치가 최첨단 알고리즘 거래로 극초 단타매매를 통해 주가 하락을 야기해 손실을 입었다"며 "대규모 외국자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정석호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부장은 "메릴린치가 극초 단타거래를 통해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혐의를 조사중"이라며 "아직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상적으로 빠르고, 매매빈도가 높은 거래가 있었는지,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으로 거래된 경우 인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면 검찰 수사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모회사 인 보암 (BoAML)은 현재 응답을 거부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메릴린치의 고빈도매매 자체에 의심을 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도대금의 0.3% 가량을 거래세로 걷고 있기 때문에 퀀트를 이용한 초단타매매로 수익을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추측이다.

설령 AI 가 개입한 단타매매 행위로 확인돼도 불공정 시비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매매 패던으로 교묘하게 퀀트 알고리즘을 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은 메릴린치와 같은 대형 IB의 거래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고빈도단타거래를 따라하면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공매도도 점검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를 목표로 주식을 차입했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외국계 증권사 창구가 불법 공매도 세력과 연관됐다는 의심이 팽배하다.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등으로 인해 공매도에 대한 경각심이 생겨난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우선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투자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무차입 공매도는 예탁결제원이나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주식 매도주문을 먼저 내고 이후에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국내에서 엄연한 불법이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