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르포]가산동 싱크홀 발생 1주일 후…보여주기식 후속조치?

공유
2

[르포]가산동 싱크홀 발생 1주일 후…보여주기식 후속조치?

"이제는 사람들이 꽤나 들락날락 거리는 해. 근데 처리할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토사유실 피해 아파트 경비원)

지난달 31일 새벽 서울 가산동 한 아파트에서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 176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고 발생 엿새가 지났지만 불안에 떠는 주민들을 위해 현장은 후속조치로 분주했다. 단기간 정신없이 진행한 탓인지 많은 인력이 투입된 것에 대비해 빈틈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달 31일 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현장 인접 아파트 동 앞에 후속조치를 위한 부스들이 설치됐다. 사진=윤진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1일 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현장 인접 아파트 동 앞에 후속조치를 위한 부스들이 설치됐다. 사진=윤진웅 기자

싱크홀 현상이 발생한 장소와 인접한 아파트 동 현관 정면에는 재난현장 지원본부와 피해 사례 접수처, 대우건설 임시 부스가 설치됐다.

재난현장 지원본부 앞에는 게시판이 설치돼 사고와 관련된 주요사항들을 공지했다. 주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게시판에 새로 공지된 내용이 있는지 확인했다.

각 부스에서는 주민들의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과 안내를 하고 피해 사례 접수처 근무자는 접수된 사례를 종합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동급식지원차량과 재난심리회복센터를 운영해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사항들이 많이 남아 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생활과 보상문제만 하더라도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접수처 근무자는 주민들의 피해사례를 직접 접수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달했다. 관리소장은 "현재 113동(195세대)에 피해 사례 접수증을 모두 나눠줬고 지금까지 접수된 사례는 6~10건 정도"라며 "다음주 중으로 접수가 완료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사례는 외부에서 숙박해 불편을 겪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주민에게 호텔(△노보텔, △구로웨스턴)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간을 정해 식대도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준이 불명확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제공하는 호텔 외 다른 호텔을 이용할 경우 영수증을 따로 챙겨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지만 금액을 '상식선'이라는 말로 기준이 애매하다.

식대 또한 마찬가지다. 세대별 인원과 연령이 다른 상황에서 애매하게 정한 '인당 1만원선' 기준은 차후 갈등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이재민들을 위한 이동급식차량을 운영 중이다. 사진=윤진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대한적십자사에서 이재민들을 위한 이동급식차량을 운영 중이다. 사진=윤진웅 기자

대한적십자사는 이동급식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주민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별도로 운영해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도왔다.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서 상담 받은 주민은 지난 4일까지 총 6명으로 확인됐다.

상담의 경우에는 해당 주민이 피해주민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이동급식의 상황은 달랐다. 봉사자들이 일일이 주민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이 과연 피해 주민이 맞는지 헷갈리는 상황이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명확한 구분을 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입주자 대표는 "대우건설과 숙박·식대 기간 연장과 보상의 구체적인 방안을 협조 중이다"라며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과도 후속조치를 위한 방안을 논의해 주민들이 다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아파트 인근 오피스텔 공사는 지난달 31일 사고 이후 국토부의 중지명령으로 복구 공사 외 일체 중단됐다.


백승재/윤진웅 기자 yjwdigita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