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삼성병원 응급실을 지나가는 병원 관계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응급실 접수처에서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삼성병원 근처에 있는 약국에서도 일제히 ‘마스크 팝니다’ 안내판을 걸어두거나 아예 외부 가판대를 설치해 마스크를 판매 중이었다.
그러나 응급실 주변이 아닌 병원 내부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노인과 입원환자, 직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 중이었지만 그 외 병원 방문객, 보호자들 가운데 마스크를 사용 중인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메르스와 미세먼지 공포로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하던 3년 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내과를 찾은 환자 김모(36)씨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삼성병원을 왔는지는 몰랐다. 어차피 내과로는 안 왔을 것 같은데… 그래도 집에 가면서 마스크 하나 사야겠네요”라고 말했다. 3년 전 메르스의 공포감은 느껴지지 않는 대답이었다.
특히 병원 방문객들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입을 가리지 않은 채 기침을 하는 사람, 병원 앞에서 침을 뱉는 사람 등 전염의 공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이를 제지하는 병원 측 조치도 없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서울삼성병원의 초기 대처가 확산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삼성병원 관계자는 “병원 방문객을 위해 입구마다 손세정제를 비치해뒀다. 의료진들도 진료 전 필수적으로 세정제로 소독 후 환자들을 보고 있다”며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서울대병원에 있을뿐더러 대부분의 환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평소와 다를 바 없었던 하루였다”고 말했다.
황이진영 기자 hjyhjy12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