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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메르스 3년이 지나도 여전한 '안전불감증'…정상진료 서울삼성병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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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메르스 3년이 지나도 여전한 '안전불감증'…정상진료 서울삼성병원 가보니

- 노인·의료진·일부 보호자만 '마스크' 착용 중

서울삼성병원 응급실 접수처에서 메르스 관련 안내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황이진영 기자)
서울삼성병원 응급실 접수처에서 메르스 관련 안내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황이진영 기자)
한주를 시작하는 9월 10일 월요일 오전 , 평일과 다를 바 없이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은 환자들로 붐볐다. 3년 전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가 재차 벌어졌지만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삼성병원 응급실을 지나가는 병원 관계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응급실 접수처에서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3년 전 공포가 되살아나기라도 하듯 직원들은 모두 얼굴 반을 가리는 마스크를 쓴 채 환자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응급실 접수처와 입구 문 앞에는 중동 및 아프리카 여행력에 대해 자진신고하여야 합니다’ 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외부 격리 진료실에서는 하늘색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의 모습이 보였다.

삼성병원 근처에 있는 약국에서도 일제히 마스크 팝니다안내판을 걸어두거나 아예 외부 가판대를 설치해 마스크를 판매 중이었다.

그러나 응급실 주변이 아닌 병원 내부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노인과 입원환자, 직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 중이었지만 그 외 병원 방문객, 보호자들 가운데 마스크를 사용 중인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메르스와 미세먼지 공포로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하던 3년 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내과를 찾은 환자 김모(36)씨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삼성병원을 왔는지는 몰랐다. 어차피 내과로는 안 왔을 것 같은데… 그래도 집에 가면서 마스크 하나 사야겠네요라고 말했다. 3년 전 메르스의 공포감은 느껴지지 않는 대답이었다.

특히 병원 방문객들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입을 가리지 않은 채 기침을 하는 사람, 병원 앞에서 침을 뱉는 사람 등 전염의 공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이를 제지하는 병원 측 조치도 없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서울삼성병원의 초기 대처가 확산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응급실을 제외하고 메르스 관련 안내사항은 찾기 어려웠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입간판만 간간히 보였다. 온 나라가 메르스로 다시 떠들썩하지만 이미 한번 홍역을 치렀던 삼성병원과 환자, 방문객들의 안전불감증은 3년 전 그 모습 그대로인 듯 했다.

서울삼성병원 관계자는 병원 방문객을 위해 입구마다 손세정제를 비치해뒀다. 의료진들도 진료 전 필수적으로 세정제로 소독 후 환자들을 보고 있다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서울대병원에 있을뿐더러 대부분의 환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평소와 다를 바 없었던 하루였다고 말했다.


황이진영 기자 hjyhjy12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