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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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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50) 하나님의 나라를 볼 자들도 있느니라

강정민(변호사·소설가)
강정민(변호사·소설가)
석가모니는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의 깨달음을 통해 열반적정(涅槃寂靜)의 경지에 들어감으로써 극락(極樂)을 누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공자는 천명(天命)을 깨닫고 치중화(致中和)의 경지에 도달하면 하늘과 땅이 제자리를 찾고 만물을 화육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치중화 천지위언 만물육언). 석가모니와 공자의 위와 같은 가르침은 사람이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이 땅에서도 지극히 평온한 상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예수도 이와 비슷한 가르침을 펼쳤다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9장 27절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를 볼 자들도 있느니라”는 말씀입니다.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를 볼 자들도 있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이 말을 들은 예수의 제자들은 자기들이 전부 죽기 전에 예수가 재림(再臨)할 것이라 생각하고 죽을 때까지 복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2천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예수는 재림하지 않았습니다. 인류의 스승인 예수가 거짓말을 했을 리는 없습니다. 도대체 이 말은 무슨 뜻으로 한 말일까요?

같은 말씀이 마태복음 16장 28절에는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 죽기 전에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고 되어 있고, 마가복음 9장 1절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는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요컨대 제자들 중 몇몇은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기독교가 말하는 천국은 육신이 죽은 후에 가는 곳이 분명합니다.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를 본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성경의 의문은 성경에서 찾아야 합니다. 분명 예수의 가르침 속에 답이 있을 것입니다. 요한복음 8장 31·32절입니다. “예수께서 자기를 믿는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예수가 이 말을 하자 제자들이 묻습니다. 우리는 아브라함의 자손으로서 남의 종이 된 적이 없거늘 어찌 자유롭게 된다는 것이냐는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는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면서 내가 너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하리라고 대답합니다(요한복음 3장 33~36절).

그렇습니다. 예수가 말하는 자유는 일체의 죄로부터의 자유를 말합니다. 언뜻 보면 석가모니가 말한 열반적정의 경지, 공자가 말한 지천명의 경지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전자는 자력구원(自力救援), 후자는 타력구원(他力救援)을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력구원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구원에 도달하는 것이고, 타력구원은 절대자의 힘으로 구원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타락한 인간이 스스로 구원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오직 창조주의 은혜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타력구원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갈라디아서 5장 18절이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만일 성령의 인도하시는 바가 되면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리라”는 것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온전히 순종하게 되면 죄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지에 도달한 자를 사도 바울은 온전한 자, 장성한 자, 신령한 자라고 표현합니다(고린도전서 2장 6절, 3장 1절). 이것이 기독교가 말하는 성화의 경지이고 하나님의 나라가 영광으로 임하는 것, 인자가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입니다.

인자(人子)는 예수를 가리킵니다. 예수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인자가 왕권을 가지고 온다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순종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데 왜 성령이 필요할까요? 고린도전서 2장 11·12절입니다. “사람의 일을 사람의 속에 있는 영 외에 누가 알리요 이와 같이 하나님의 일도 하나님이 영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느니라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온 영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 강정민(변호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