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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정창희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안전자산 '금' 수요 꾸준…KRX금시장, 양성거래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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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정창희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안전자산 '금' 수요 꾸준…KRX금시장, 양성거래 앞장선다"

정창희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사진=손현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정창희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사진=손현지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강 달러에 금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 수요는 꾸준히 잔존하고 있습니다. KRX금시장은 금거래가 양성화되고,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증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KRX금시장은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지난 6월 23일 자체 브랜드인 'K금'을 론칭했다. 사설 금거래소들이 '금거래소'란 이름을 사칭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KRX금시장 브랜드를 통해 양성화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홍보대사로 영화배우 진선규 씨를 위촉하고 각종 박람회를 개최하며 활발하게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창희 한국거래소 부이사장(파생상품 본부장·57)은 "안전한 장소에서 좋은 품질의 금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면서 "금을 1g부터 100g단위 등 소량도 매매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종로 등에 보이는 ○○ 금거래소 등은 한국거래소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설유통업체, 즉 개인기업이라 혼선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거래는 밀수라든지 저품질의 금이 매매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음성 거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한국거래소가 운영비조차 남기기 어려운 KRX금거래소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금거래 수수료로 2억 3000만원 정도의 거래수수료 수익을 거뒀지만 홍보비용을 빼면 수익이 남지 않는 비영리 사업이다.

KRX금시장은 한국거래소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국가 공인 금 현물시장이다. 지난 2014년 개설된 이후 현재까지 장내에서 총 1만6677kg의 금이 거래됐다. 금액으로는 약 7555억원 규모에 해당한다.

현재 한국조폐공사에서 인증하는 순도 99.99%의 1㎏, 100g 종목의 고품질 골드바를 1g 매매수량 단위로 취급하고 있다. 실제로도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골드바는 1㎏과 100g 종목이며 현재 1㎏ 종목의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KRX금시장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식처럼 HTS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거래할 수 있으며,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10개사의 증권사가 회원사다. 매매수수료는 0.3%에 불과하다.

정 부 이사장은 "수수료, 세제 혜택 쪽에서 장점이 크다. KRX금시장에서 장외 매도 가격보다 수수료가 0.5%~1.5%정도 저렴한데 이유는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기 때문이다. 금펀드나 금ETF의 경우 수수료가 15.3%다. 만일 현물로 인출해서 예탁결제원 창고에 보관하면 부가가치세도 없다는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금 거래 방법, 자료=한국거래소(KRX)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금 거래 방법, 자료=한국거래소(KRX) 제공

그런데 최근 강달러 기조에 금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 올해 KRX금시장 내 일평균 거래량은 20.8㎏,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9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금 생산업체의 공급 부족으로 전년 대비 9.9% 줄어든 수치다. 금시장 창설(2014년)당시 금 거래량이 일평균 거래량이 5.5kg에서 17년도에는 23kg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더욱이 올해 채권(강달러), 비트코인, 주식시장의 활성화 등도 금투자시장 축소에 한 몫했다.

다만 안전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에겐 금은 여전히 최고의 투자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주목을 못 받는 이유는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와의 상호대체적인 관계에 따른 상대적인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정 부이사장은 "강달러 추세에 상대적으로 예금에 대한 이자가 있는 달러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 금 약세흐름의 또 다른 이유는 인플레이션 해체 효과다. 최근 양적완화가 종료되면서 미국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있는 상품인 채권쪽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는 형국. 만일 강달러가 아니고, 불안한 금융환경이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찾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 달러 추세는 향후 횡보하거나, 약화될 것으로 추측했다. 정 부이사장은 "일단 미국 자체가 강달러를 원하고 있지 않다. 수출에서도 불리하다. 트럼프 대통령가 중국이 환율조작국인지 아닌지를 주시하고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KRX금시장은 대체투자 확대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KRX금시장과 연계된 신탁상품을 출시해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정 부이사장은 "국내 금현물 관련 펀드‧선물‧ETF 등 연계된 파생상품 개발하고 있어 상장이 예상된다"면서 "K금 브랜드의 경우 지상파 광고, 재테크 박람회 인터넷 배너 등 다양한 경로로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현재 투자 가능한 금ETF 및 금펀드는 기초자산을 해외로 두고 있다. 해외 금선물지수(S&P Gold Index 등)와 해외 금 채굴업체 등 관련 산업에 투자한 상품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변동성이 크며 투자시 손실과 높은 수수료 및 배당소득세(15.4%) 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자산운용사와 국내 금현물시장을 기반으로 한 연계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다. 시기는 조율중이다.

끝으로 정 부이사장은 금현물 시장 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론 퇴직연금, 장기적으론 국민연금의 KRX 금시장 참여를 꼽았다. 그는 "국내 퇴직연금(약170조원)은 근로자의 대표적 노후자산으로 양적성장을 하였으나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제고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대체투자자산 등 투자대상 범위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