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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추석 전 곳간 연다…'5조원' 납품대금 조기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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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추석 전 곳간 연다…'5조원' 납품대금 조기지급

-협력사 집중 지원…나눔활동‧직거래 장터 등으로 ‘상생경영’

사진=각 사 CI.
사진=각 사 CI.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이 추석을 앞두고 곳간 문을 연다.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해 협력사 자금 순환을 돕는 한편 상생 협력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LG, 현대자동차, 롯데그룹 등이 추석을 앞두고 약 5조원에 달하는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해 상생경영에 나선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10개 계열사가 1조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당초 예정일보다 1주일 앞당겨 지급한다. 삼성은 지난 2011년부터 협력사 대금 지급 횟수를 월 4회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전국에 있는 각 계열사 지역사업장에서 직거래 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명절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할 때 사업장의 자매마을의 농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1조2350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지급한다.

현대차그룹의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 등 5개 회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4000여 개 협력사가 대상으로 진행된다. 협력사들은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25일 일찍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자금이 2, 3차 협력사들에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해 협력사 임직원들이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온누리 상품권 구매를 통해 상생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전통시장 활성화 등 내수 진작을 위해 추석 연휴 전 온누리상품권 약 369억원 어치 구매한 현대차는 추석 연휴 전 그룹사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동시에 추석맞이 임직원 사회봉사 주간 동안 소외이웃 및 결연시설 등을 대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LG도 협력사 챙기기에 나섰다. LG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1조 1,500억원의 협력회사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LG전자가 약 6500억원, LG화학이 2200억원 등 9개 계열사가 총 1조1500억원의 협력회사 납품 대금을 최대 11일 앞당겨 추석 전에 지급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원자재 대금 결제, 급여 및 상여금 지급 등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중소 협력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설에도 LG는 1조24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물품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평소에도 협력사 대금을 잦은 빈도로 지급해 온 SK는 주력 계열사가 대부분 현금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협력사 결제를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매달 세 번씩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협력업체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납품 대금 7000억 원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평상시보다 12일 정도 앞당겨서 지급된다.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롯데e커머스 등 모두 30개 회사, 조기 지급을 받게 되는 협력업체는 2만여 개다. 조기 지급 대상은 9월 거래 대금이고 연휴 사흘 전인 19일까지 모든 지급이 완료될 예정이다.

협력사가 많은 포스코는 일찌감치 협력사 챙기기에 나섰다. 포스코는 이달 초 일반 자재와 원료 공급사, 공사 참여기업 등 거래기업에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지급해오던 결제대금을 추석을 앞두고 조기에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지난 2004년 12월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오고 있으며 매년 설과 추석 등 명절에 앞서 거래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자 자금을 조기 지급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거래업체에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매일 지급해 거래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번 조기 집행액은 1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포스코는 추산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들이 상생 협력과 동반성장을 실천 차원에서 기업들이 대금을 조기 집행하고 있다”면서 “대기업들은 또 1차 협력사가 2, 3차 협력사들에 자금을 원활하게 지원하도록 독려하고 나서는 등 상생 경영에 앞장서 협력사들의 자금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