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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택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TF팀장 “전 영업점에 ‘슬로뱅킹’ 개념 도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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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택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TF팀장 “전 영업점에 ‘슬로뱅킹’ 개념 도입할 것”

홍경택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TF팀장.이미지 확대보기
홍경택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TF팀장.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하나은행의 모든 영업점이 각각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홍경택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TF팀장이 그린 영업점의 미래 모습은 고객들이 오래 머물고 자주 찾는 ‘슬로뱅킹(Slow Banking)’이다. 하나은행이 시중은행 중 최초로 은행과 문화 콘텐츠를 융합해 탄생한 ‘컬처뱅크’. 이젠 어느덧 4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컬처뱅크는 은행과 그 지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콘텐츠를 운영할 수 있는 소상공인, 스타트업이 협업해 공간을 꾸려나간다. 지난 1월 탄생한 방배서래 1호점은 공예 공방 업체와 손잡았고, 광화문 2호점은 서점, 잠실레이크팰리스 3호점은 자연 관련 크리에이터스 그룹과 힘을 모았다.

컬처뱅크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꽃길’을 걸었던 건 아니다. 무엇보다 제휴할 업체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은행이라는 목적이 뚜렷한 공간 안에 제휴사가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본인들의 브랜딩이 극대화될 수 없다고 본 업체들이 많았다. “사업성이 없다”며 거부한 업체도 있었다. 다양한 제약 조건들로 제휴처 선정부터 확정까지 오랜 기간 협의 과정이 이어졌다.

홍 팀장은 “컬처뱅크는 단순한 대형프랜차이즈 브랜드들과의 공간 임대사업이 아니었다”며 “지역 주민들과 직장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정하기 위해 치밀하게 상권을 분석하고 실력있는 기획자들과 함께했다. 매일 같이 컬처뱅크 후보지를 찾아다니고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고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컬처뱅크 3호점을 오픈한 최근에야 한 숨 돌리게 됐다고 한다.

홍 팀장은 “요즘엔 후보지를 보러 외부에 나가는 건 일주일에 2~3일만 한다”며 “지금은 하반기를 포함해 내년까지 컬처뱅크가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다듬는 시기”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말까지 강남과 천안에 2곳의 컬처뱅크를 더 세울 예정이다. 강남역지점은 20~30대 고객층을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컨셉으로, 내달 1일 가오픈한다. 천안역지점은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글로벌 커뮤니티 센터’를 짓는다. 이미 천안시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내달 중 착공에 돌입한다.
홍 팀장은 “컬처뱅크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지역에 꼭 필요한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며 “모든 영업점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을 짓겠다”고 밝혔다.

컬처뱅크 방문 고객 수는 일반 영업점보다 10~20% 가량 더 많다. 지점별, 점주권에 따라 연령층도 상이하다. 광화문점은 30~50대 직장인들이 많이 찾고, 방배서래점은 50~60대 지역주민이, 잠실레이크팰리스점은 ‘3040 육아맘’이 주로 방문한다.

고객들 반응도 좋은 편이다. 하나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에서 내점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컬처뱅크 공간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홍 팀장은 “확 변한 은행의 모습에 익숙치 않아 보였던 고객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책을 보고 식물을 느끼고 공예품을 보는 등 컬처뱅크 내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을 봤을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