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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빅이벤트 vs 증시 '미지근'…건설·철도株보다 방북인사에 투심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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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빅이벤트 vs 증시 '미지근'…건설·철도株보다 방북인사에 투심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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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남북경협에 따른 수혜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전략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려면 단순 교류나 회담이 아닌,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 새로운 모멘텀이 등장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10월 북미정상회담, 유엔총회 등 이벤트들이 잇달아 예정돼 북한 개방 관련주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 종목이 7개에 달했다. 그러나 남북경협주는 대호피앤씨대호피앤씨우 2개 종목뿐이다.

남북경협주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포스코엠텍의 경우 장 중 28.99%까지 상승했으나 오후들어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전거래일 대비 17.95%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오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다가 오후들어 전거래일대비 1500원(1.34%)오른 11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사업을 주도적으로 한 현대아산이 대주주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연초이후 주가가 100%넘게 오른 종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대표적인 남북경협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건설업 지수는 오히려 2.02% 하락했다. 현대건설(-2.47%), GS건설(-2.08%) 등 건설주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장 시작과 동시에 반등세를 보이다 이내 하락한 후 장 마감 직전 소폭 상승에 그쳤다. 비금속광물(시멘트)지수도 1.42% 내렸다.

자료=NH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NH투자증권


지난 5월 28일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남북경협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통일TF팀장은 "투자자들이 정상회담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면서 주가도 강하게 오르지 않고 있다"면서 "비핵화나 한반도 군비축소 등 포괄적인 군사적 합의가 이행되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이전과 다른 점은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총수가 동행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도 경제계·문화계 등 방북 수행단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전일 구광모 LG 회장의 테마주로 꼽히는 보락(2.35%)과 깨끗한나라우(2.40%)은 급등했다. 앞서 지난 13일 보락은 13.21%, 깨끗한나라우는 26.91%씩 각각 급등했다. 보락은 구 회장의 장인인 정기련 대표가, 깨끗한나라는 고모부 최병민 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는 기업이다. 문화계 인사로 수행단 명단에 포함된 작곡가 김형석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키위미디어그룹 주가도 돌연 4.89% 올랐다. 김 회장의 방북 소식만으로 올 들어 최대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간장·고추장 등 전통장류 전문 식품기업 샘표가 장중한 때 상한가를 보이기도 했다. 샘표는 창업주인 고(故) 박규회 회장이 함경남도 흥남, 그의 장남인 고 박승복 회장이 함경북도 함주 출신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2007년 간장·고추장 등 전통장류 제품을 북한에 보내는 등 북한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 3차 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샘표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담은 4대그룹 대표와 포스코 코레일 한국관광공사 대표자들이 동행했다"면서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수혜는 인프라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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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남북 경제협력이 성사된다 해도 실제로 수혜를 받기 어려운 종목들이 많아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지적했다.

남북경협주는 9월 초 한국의 대북 특사단 파견으로 모멘텀이 재강화됐다.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후 5월말까지 상승했지만, 북미 정상회담 취소 해프닝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북한 미사일 기지 해제 당시엔 지수가 바닥을 형성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실적을 감안하면 주가가 오를 이유를 찾기 어렵고 평소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들인 점을 감안하면 일부 세력이 시세차익을 위해 주가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남북 경협주에 투자할 때 시총 상위주가 중심인 코어주와 모멘텀주로 나눠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슈에 따라 주가가 반응하는 기업은 트레이딩 관점에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밸류에이션, 배당수익률, 기업이익 증가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포트폴리오를 반영하는 게 좋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도 사업진행속도가 가장 빠를 가능성이 높다, 2014년 중국에 이어 한국 정부도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라면서 현대로템, 이화공영, 대아티아이, 광명전기, 일신석재, 우원개발 등을 철도 관련주로 꼽았다.

또 고속도로 건설도 수혜 사업으로 진단했다. 도로 건설은 재원조달이 용이하고 투자회수가 가능해 한국산업과 연관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POSCO, 남광토건, 현대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관련 종목으로 분류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