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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자보손해율 고공행진, ‘요율인상’ 한가닥 희망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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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자보손해율 고공행진, ‘요율인상’ 한가닥 희망 찬물

대형사 80%대, 중소형사 90%대 육박
폭염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정점찍을듯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하반기 기대를 모았던 자보손해율 개선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손보사끼리 경쟁이 심해지고 폭염 등 계절적 요인도 겹쳤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손보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실적은 계속 둔화될 전망이다.

◇ 자보손해율 급등세 지속…중소형 보험사 90% 넘어


자보손해율이 고공행진 중이다. 자보손해율이란 보험회사가 보유한 계약에 대한 손해율을 뜻한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줄여 말하는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실이다.

이 자보손해율이 지난 8월 기준으로 대형사는 80% 중후반대, 중소형사는 90%를 웃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의 7~8월 자보손해율은 삼성화재 85.3→89,2%, DB손보 85.4→ 86.3%, 현대해상 80.4→87.1%로 뛰었다..

중소형 손보사들은 이보다 더 가파르다. 한화손해보험은 7월 90.6→8월 91.8%로 급등했다. 8월만 보면 롯데손해보험 94.3%, MG손해보험 94.6% 등도 거의 100%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최근 폭염에 따른 자동차 운행량 증가와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침수 피해 증가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며 자보손해율은 3분기에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자보손해율 악화가 지속되자 손보사들은 정부 정책 변화, 즉 자보 보험료 인상에 따른 자보 원가 인상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당국이 손보사 희망대로 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약 4% 수준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다고 추정한다. △국토부의 표준정비수가 인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보상 부담 증가 △상급병실 입원료 건보 적용 등 외부 요인들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밀려 애초 기대했던 4% 수준의 요율 인상이 2%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당국의 뷰를 보면 인상 요율이 2~3%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정책 변화에 따른 자보 원가 상승 요인도 있다. 하지만 금감원이 2%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적정하다고 언급하는 등 보험사 입장과는 배치되는 규제 스탠스를 고수해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자보손해율 악화 국면 지속…내년 상반기 이후 실적개선 가능


인상 시점도 변수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보험료가 인상 사이클로 전환됐던 것은 2015년 말부터였다”며 “자보손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지만 아직 요율 인상이 본격화되기에는 너무 빠르다. 자보료를 인하한 것이 불과 1년 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국의 스탠스대로 자보 보험료가 약 2% 수준 인상되면 자보손해율 악화 국면이 반전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감원의 손보사 자보특약 전수조사와 보험사들의 고통분담 언급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번 자보요율 인상은 원가 상승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연말까지 자보손해율 악화 국면이 지속된 뒤 내년 상반기 추가적 요율 인상으로 손해율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실적의 변수인 자보손해율이 약화 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손보사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정에 반영한 것보다 더 악화되고 있어 소폭이나마 실적 전망을 다시 하향할 필요가 있다”며 “9월 동향을 주시해야 하나 시책비 감소 요인과 자보손해율 상승 요인을 모두 감안하면 상위 손보사 3사에 대해 각각 영업이익의 300억~700억원의 추정치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