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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칩’ 불똥 맞을라...서버 생산 탈(脫)중국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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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칩’ 불똥 맞을라...서버 생산 탈(脫)중국 엑소더스

고객들 “대만이나 다른나라에서 생산하라” 요구에 대응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커버스토리로 소개된 이른바 슈퍼마이크로시스템 서버내'스파이칩 '의혹이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서버(주기판) 제조공장의 탈 중국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서버 주기판에서 발견됐다는 쌀알크기의 스파이칩. 오른쪽은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의 서버용 주기판. (사진=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슈퍼마이크로)이미지 확대보기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커버스토리로 소개된 이른바 슈퍼마이크로시스템 서버내'스파이칩 '의혹이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서버(주기판) 제조공장의 탈 중국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서버 주기판에서 발견됐다는 쌀알크기의 스파이칩. 오른쪽은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의 서버용 주기판. (사진=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슈퍼마이크로)

중국의 이른 바 ‘스파이칩’ 사태가 세계 IT업계에 후폭풍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당장 전세계 서버용 주기판(mother board) 주요 공급원인 대만업체들이 생산공장의 탈(脫)중국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버는 한 대의 컴퓨터에 여러 대의 컴퓨터를 통신선으로 연결, 공동사용 정보를 저장해 두거나 컴퓨터 자원을 많이 쓰는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고성능 컴퓨터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대규모로 설치된다. 주기판은 이 하드웨어 시스템의 핵심이다.

8일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대만에 본사를 둔 인벤텍과 위스트론이 대만 타오위엔 및 멕시코, 체코 및 미국 텍사스 맥킨니에 생산량 조정 및 증설 등을 통해 중국공장 철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보도는 대만업계 소식통을 인용, 대만 서버용 주기판 업체들이 고객들로부터 중국대신 대만, 또는 제3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고객들이 블룸버그의 보도에 이어 더욱더 중국내 공장이전을 가속화하길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세계 서버용 주기판 주요 공급원인 대만 업체들의 탈 중국 움직임 보도는 중국 군부(인민해방군)가 중국에서 하청 생산되는 슈퍼마이크로시스템 서버 주기판에 쌀알보다도 작은 칩을 심어 미국 정부와 IT기업 등에 공급토록 한 후 칩을 통해 고급정보를 해킹해 왔다는 지난 4일(현지시각)자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의 폭로기사에 이어 나왔다. 보도는 미국정부 관리와 애플·아마존의 내부 관계자 등 최소 17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1년 이상 취재한 결과 미국내 30개 회사가 스파이칩 서버의 영향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디지타임스는 대만의 주요 서버업체들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추가 관세 부과 결정에 따라 중국내 생산라인을 대만이나 제 3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진행하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대만 서버 주기판업체들의 중국공장과 탈 중국화

보도에 따르면 상당량의 슈퍼마이크로사 서버용 주기판은 대만소재 ODM(제조자 개발 생산)업체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스파이칩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슈퍼 마이크로는 본사를 미국 새너제이에 두고 있고 나스닥에 상장까지 된 미국회사지만 대만사람이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다. 올해 2분기 전세계 서버용 주기판 시장에서 1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이 회사는 서버용 주기판 총 주문량의 35%를 ASE테크놀로지 자회사인 상하이 소재 USI(环旭电子)에, 30%를 위스트론에, 20%를 OSE에 각각 맡기고 있다. 슈퍼마이크로는 나머지 15%만을 자회사인 컴퓨웨어 테크놀로지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이 공급중인 서버이미지 확대보기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이 공급중인 서버

대만에 본사를 둔 위스트론은 전세계 여러 지역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고객의 요구에 맞춰 서버용 주기판 생산량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위스트론은 멕시코, 체코 및 미국 텍사스 맥킨니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역시 대만의 서버용 주기판 공급사인 인벤텍도 이미 미중 무역전쟁 격화 이전에 북미지역 고객요청을 받고 지난달부터 대만 북부 타오위엔(Taoyuan) 주기판 생산공장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벤텍은 타오위엔 공장 1단계 증설 계획을 이달중 마칠 예정이며 멕시코라인도 갖추고 있어 상황변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정할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부문 고객인 미국시장 서버 출하량은 이 회사 서버용 주기판 총 출하량의 20~25%를 차지한다.

한편 블룸버그 보도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은 지난 1993년 미국 텍사스대 유학생 출신인 찰스 리앙이 설립한 업체다.

■애플 보안담당 부사장 의회에 서한...“스파이칩 피해 발견된 바 없다”


한편 스파이칩이 내장된 슈퍼마이크로사 서버를 데이터센터용으로 납품받은 애플은 미국의회에 보낸 8일(현지시각)자 서한에서 스파이칩의 증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4일자 보도에서 스파이칩이 탑재된 슈퍼마이크로 서버 7000대가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공급됐다고 보도했다.

조지 스타태코풀루스 애플 정보보안 담당 부사장은 7일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애플은 스파이칩으로 인해 애플데이터의 비정상적으로 전송되었거나 중국 스파이칩이 침투한 증거를 결코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파이칩에 대해 언급한 주장의 기사는 단 한명의 정보원에 의해 작성된 것이며 블룸버그가 주장한 17명의 관련 소식통에 의해 나온 것이 아니라고 썼다.
애플 보안담당 부사장이 이른바 스파이칩과 관련, 의회에 발송한 서한. 슈퍼마이크로 서버에서 스파이칩이 발견되지 않았고 FBI에 신고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스크리브드)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보안담당 부사장이 이른바 스파이칩과 관련, 의회에 발송한 서한. 슈퍼마이크로 서버에서 스파이칩이 발견되지 않았고 FBI에 신고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스크리브드)

그는 또 보도된 것과 달리 “우리는 블룸버그가 보도한 것 같은 어떤 보안문제로든 스파이칩 발견 사실을 결코 FBI(미연방수사국)에 알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스파이칩은 중국군부에 의해 설계됐으며 서버 데이터를 백도어방식으로 일반 네트워크로 빼돌리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