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는 이번 주 20억달러(약 2조278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사모 형식으로 발행했다. 그런데 이번 모집에서 우버는 일반적으로 은행을 통해 폭넓게 구매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구사하지 않고, 월스트리트의 광범위한 채권 시장을 우회하는 비밀스런 접근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우버의 이러한 전략은 예상외의 결과를 낳았다. 당초 전문가들은 투명성 부족은 신용도의 판단을 어렵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우버의 재무 정보에 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주문이 쇄도하면서 우버는 발행액을 당초 예정의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인상했다. 게다가 일부분 수익률은 8% 수준으로 정크본드로는 낮은 편이었으나 투자 열기는 식지 않았다.
우버 담당자는 17일(현지 시간) 채권 발행에 대한 최종 결과에 대해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채권을 취합한 팀은 팀 롤러(Tim Lawlor)와 프라비어 아다르카르(Prabir Adarkar), 카메론 포엣셰어(Cameron Poetzscher) 등 골드만 출신의 뱅커 3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가 어드바이저로 나서면서 우버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졌다.
사모 형식의 채권 발행은 흔치 않지만, 일반적으로 소규모 기업이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이용된다. 그런데 대형 테크놀로기 기업인 우버가 이러한 특이한 방식을 선택한 것은 골드만의 노련한 뱅커를 앞세움으로써 대형 자산 운용사 몇몇 만으로도 충분한 자금 모집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전제했다고 할 수 있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번 정크본드에서 우버는 대형 자산 운용사 1개로부터 1억달러 또는 그 이상의 주문을 받기는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가 거둔 성공적인 결과에 대해 리소스 알츠(Resource Alt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크 터윌리거(Mike Terwilliger)는 "한정된 재정 정보 공개에서 이렇게 우호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이 우버의 잠재력을 믿고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최근 고(高)평가되는 테크놀로지 기업에 대한 관심과 함께 우버의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