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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조선업계, '몸집 불리기' 잰걸음…韓만 제자리인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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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조선업계, '몸집 불리기' 잰걸음…韓만 제자리인 속사정

-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선사들 인수합병 '활발'
- 국내 빅3→빅2 체제 개편 실현 가능성 ‘제로’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사진=대우조선해양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글로벌 선사들이 구조 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만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업계 내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와 세계 조선업 패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일본과 중국은 현재 자국 조선업체 간 인수합병을 활발히 추진하면서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국영 조선사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도 지난 2016년부터 자국 중소형 조선소끼리 협력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만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그동안 자주 언급된 조선업계 체제 개편 실현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사실 국내 조선업계는 대우조선 지분 매각 추진을 통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 체제를 '빅2'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지난 6월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조선업이 2개사 체제로 갈 때 경쟁력이 높아진다”면서 “국내 3개사의 시황, 중국과의 경쟁, 대한민국의 산업진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빅2’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체제 개편 움직임이 더딘 이유는 뭘까.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체제 개편 주인공인 빅3 중 대우조선을 제외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여건이 안돼 인수합병을 망설이는 것과 업황 악화에 따른 시장경제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회복돼 시장 자체가 커지면 합병을 추진해서 몸집을 키우겠는데 업황회복이 안되니 무리하게 인수합병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대부분 시장 경제 악화로 인해 스스로 공급을 줄이고자 인력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합병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지원을 탓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가 업황 회복될 때까지 글로벌 선사들의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도움을 준 게 오히려 독이 됐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시장논리에 의해 진행된다”면서 “경쟁에서 도태되는 업체는 퇴출시켜야하는데 정부가 목숨유지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하면 경쟁력만 악화될 뿐”이라며 정부의 맹목적인 지원을 비난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