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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마저 와르르…묻지마 저가매수 "큰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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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마저 와르르…묻지마 저가매수 "큰코 다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9일 전거래일 대비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코스피지수는 지난 29일 전거래일 대비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한국거래소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다.

지난 29일 소폭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개장 직후 바로 상승세로 돌아서며 2043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선 뒤, 코스피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증시의 발목을 잡은 주체는 외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은 팔자에 나섰다. 8거래일연속 순매도로 그 규모는 1606억원을 기록했다.

개인도 4874억원을 내다팔았다.

반면 기관은 6361억원 순매수로 대응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9일 전거래일 대비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9일 전거래일 대비 33.37포인트(5.03%) 급락한 629.70에 거래를 마쳤다.

폭락장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책도 무용지물이었다. 이날 당국은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 50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9일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1990선으로 밀린 것은 22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날 발표한 증시대책에도 반전을 이끌지 못했다.

문제는 주가가 급락했어도 반전모멘텀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먼저 부진한 실적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과 국내의 지금까지 실적 발표 결과는 3분기, 4분기, 2019년의 이익추정치 하향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낮은 주가 멀티플(Multiple)을 믿기 어렵다”머 “미국도 1990년 이후 S&P500지수 평균PER은 20배지만, 과거 냉전시대(1970~1980년대)의 평균 PER은 12배였으며 냉전시대의 PER을 보면 디레이팅(derating)을 고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외인의 순매수 전환도 반등을 망설이는 요인이다. 과거 위기(저점)국면 탈출은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과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환율도 변수다. 외국인에게 가격메리트란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인해 달러환산 지수가 저렴할 때 형성된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 원/달러환율은 과거 위기 대비 안정적이고 낮은 수준이다”며 “거꾸로 외국인에게 국내 증시가 아직 ‘안 싸’ 보일 수 있다. 위안화도 달러당 6.95위안까지 상승해 있어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는 7위안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급락 뒤 ‘V자 반등’의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PER, PBR 등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는 상황으로 PSR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이제 저평가 국면에 진입한 것이 맞지만, 지금처럼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상승리스크’보다는 ‘하락리스크’가 더 부각되기 쉬운 환경이다”며 “섣부른 ‘저가매수’는 지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