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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효과’… 국내 제약업계, 오픈이노베이션 통해 '신약 개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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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효과’… 국내 제약업계, 오픈이노베이션 통해 '신약 개발' 가속화

-신약개발 위험 최소화… 체질 개선 꾀하는 전략으로도 쓰여

오픈 이노베이션 이미지 사진. 이미지 확대보기
오픈 이노베이션 이미지 사진.
[글로벌이코노믹 한아름 기자] 국내 1위 제약사 유한양행이 신약후보물질을 다국적제약사에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에 유한양행의 기술력과 전략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 개발심리를 복돋고 있다.

특히 이번 건은 유한양행이 미국 바이오벤처사 젠오스코로부터 초기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공동 연구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이 성공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당시 계약금 10억원을 주고 사들인 신약후보물질이 폐암치료에 효과를 보이면서 1조4030억원이란 금액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는 유한양행의 지난 2017년 총 매출인 1조4623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유한양행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친 전략인 오픈이노베이션은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가진 바이오벤처·대학이 자본력을 가진 제약사와 만나 공동연구·협력·M&A 등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시스템이다.

자체 R&D인력이나 시설에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여러 가지 신약후보물질을 연구할 수 있다는 장점에 국내외 제약업계에서는 발빠르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리서치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다국적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 비율은 2011년 42%에서 2016년 49%로 증가했다. 11%였던 신약 출시 가능성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활용한 후 34%까지 올랐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 매출액 1위인 유한양행은 금광발견보다 어려운 신약개발 관련,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친 결과, 2015년 9개였던 파이프라인은 최근 24개로 늘었다. 이 중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포트폴리오에 추가된 것은 12개로 약 55%다.

유한양행은 올해에만 신테카바이오·앱클론·굳티셀·브릿지바이오 등 네 곳과 공동연구·개발 MOU를 체결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앱클론과 굳티셀은 면역항암제 개발에 주력한다. 앞서 유한양행은 이중항체 기술에 특장점을 가진 ABL바이오로부터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기술을 도입했다.

동국제약도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성장 전략을 꾀어 냈다. 기존 일반의약품 위주 판매에서 벗어나 전문의약품 전문 기업으로써 체질개선을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동국제약은 지난 5월 에스바이오메딕스로부터 동종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중증하지허혈 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으로부터 마시는 골다공증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GC녹십자 자기업 GC녹십자셀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면역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단 목표를 세웠다. 'CAR-T'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리미나투스파마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면역항암제를 공동개발하기로 한 것. GC녹십자셀은 이 면역항암제 관련, 한국·중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JW중외제약은 지난달 영국 아르고너트테라퓨틱스에 200만파운드(약 30억원)를 투자하고 지분 25%를 취득한 바 있다. 아르고너트테라퓨틱스는 췌장암·전이성 위암 등에 쓰일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등 세계 유수 의과대학과 유전자 Wnt 신호전달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도 올해 ‘동아에스티 오픈이노베이션 연구과제’ 공모를 진행하며 창의적인 기초 연구 및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 7월 2회 과제 공모에 나섰으며, 선정된 연구과제에는 동아에스티가 1년간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지난 5일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관련 미국 존슨앤존슨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에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유한양행은 최대 12억5500만달러(약 1조4030억원)의 수익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아름 기자 arha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