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무장관 이사회 회의 중간에 가진 기자 회견에서 그는 "대화를 원하지만 합의를 보지 못하면 결국에는 제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의 진행 방식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U 집행위원회의 요구에 대해 조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경제·재무장관은 지난 5일 "2019년 예산안을 변경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의 적자가 당초 계획대로 확대되더라도 공적 채무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러한 이탈리아의 대항에 대해 모스코비시 위원은 "이탈리아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공적 채무의 확대를 초래하는 정책은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13일 이탈리아 정부의 강력하고 정확한 답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디스 돔브로프스키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이탈리아가 13일까지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이탈리아에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제재 절차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예산안의 수정은 상당 부분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절차는 대규모 채무에 관한 것으로, 이탈리아에는 아직 1주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위원회의 지난 관례에서는, 공적 재정에 관한 최종 데이터가 밝혀지는 4월까지 처분을 기다리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이탈리아의 경우, 8일 밝혀지는 유럽위원회의 경제 예측을 바탕으로 제재 발동을 단행할 가능성은 충분히 엿보인다.
이같이 이탈리아의 위기가 재발할 조짐이 보이자 유럽위원회는 우선 예방 조치로 이탈리아에 GDP의 0.2%를 무이자로 유럽안정메커니즘(ESM)에 예치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탈리아 정부는 2019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유럽위원회의 예측은 그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GDP 예측이 하락하면 ‘GDP 대비 부채와 적자 비율’이 상승하게 된다.
또 만약 이탈리아가 최후까지 EU의 협력을 거부할 경우 ▲GDP의 최대 0.5%에 해당하는 제재금과 ▲유럽투자은행에 의한 대출 삭감 ▲국채 발행 계획 감시 등 한층 엄격한 제재를 발동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