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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후진 …도요타는 부활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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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후진 …도요타는 부활 날갯짓

어닝쇼크에 휘청 …엔화 약세에 수출 경쟁력 강화 순이익 2년 연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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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와 일본 토요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3분기에 예상치 못한 어닝쇼크로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일본 자동차의 자존심인 토요타는 지난 10년 간 침체된 악재의 고리를 끊고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며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지난 6일(현지시간) 2018회계연도 상반기(4~9월) 결산에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한 14조6740억엔(약 147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이익도 16.0% 늘어난 1조2423억엔(약 12조 3982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토요타의 '화려한 부활'에 대해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신흥국 금융 시장 불안 등 위험한 환경 속에서 일본 엔화가 약세(엔화 환율 상승)를 보여 수출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10년 전 2008년 금융 위기와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차량 1000만대 이상이 리콜되는 사태를 빚어 한때 존폐 위기를 맞이했지만 혁신을 통한 품질 회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또한 토요타의 협력적 노사 관계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도요타 노조는 지난 1962년 ‘무파업’을 선언한 이후 56년째 파업을 벌이지 않고 있다. 또한 회사가 자금난에 허덕이자 2003년부터 4년 동안 임금 동결을 선언해 위기를 극복했다.

이외에도 토요타는 연간 매출의 3~4%인 약 10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차세대 첨단 기술 확보와 고품질 차량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었다.

도요타에 비해 현대·기아차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5년 연간 801만대 판매를 정점으로 성장이 둔화되면서 올해 판매목표가 755만대로 줄어든 상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어닝쇼크를 겪으며 영업이익률이 1.2%까지 추락했다. 1000원 어치를 팔아 12원 남은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3분기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라며 “이러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가량 크게 떨어지는 등 외부적 요인이 커져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현대·기아차가 3분기 부진을 떨치고 올해 4분기에 실적이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4분기 해외 판매량 회복이 불확실하며 국제 신용평가기업들이 신용 등급을 '부정적'으로 낮춰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강성 귀족 노조의 끊임없는 파업과 경영진의 시장 트렌드 대응 실패 등도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악재다. 기술혁신과 노사문제 해결 없이는 현대·기아차의 도약은 쉽지 않은 과제다.


방기열 기자 redpatri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