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국이 식민지를 경영하면서부터 향신료에 매료된 영국 사람들이 딱히 영국 음식이라 내세울만한 것이 없었던 시절, 커리를 즐기면서부터 식민지가 끝난 이후까지도 영국인들의 입맛에 커리는 영국인들이 즐겨찾는 메뉴 중의 하나가 되었다. 실제로 영국의 웬만한 동네치고 커리하우스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이니 꼭 우리나라의 중화요리집과 같다.
버킹엄궁은 올해 초 커리에 특기를 가진 궁중요리사 한 명을 고용하는 채용공고를 냈는데 연봉이 2만1000파운드에 불과했다. 궁중요리사가 이 정도인데 다른 곳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우선 지금의 영국 이민법에 따르면 남아시아 출신의 요리사가 정상적인 취업비자를 받고 영국에서 일하기가 힘들다. 이런 현상은 브렉시트 이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애초 브렉시트의 가장 큰 동력 중 하나가 '영국의 일자리를 다른 국가 출신들이 뻇는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영국의 이민법은 브렉시트 이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809년부터 뿌리내린 영국의 커리하우스가 이제 가장 혹독한 시련의 날들을 맞고 있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