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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항공기 엔진사업’ 세계 시장에서 힘찬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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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항공기 엔진사업’ 세계 시장에서 힘찬 고공비행

- 美 P&W(Pratt & Whitney)사와 국제공동개발(RSP1) 파트너로서 글로벌 지위 격상
- 세계 최고 수준 항공엔진 기술력과 제품으로 항공업계 신흥강자 도약
- 세계 3대 엔진 제조사로부터 최근 4년간 수주액만 20조원 넘어

미국 P&W사의 GTF 엔진.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P&W사의 GTF 엔진.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항공엔진 제작사 중 하나인 美 P&W(프랫 & 휘트니) 본사의 엔진 생산 공장은 모두 6개 라인을 갖추고 24시간 3교대로 1년 내내 쉴새 없이 공정을 가동하고 있다.

첨단기술력의 각축장이라는 항공기 엔진업계의 특성에 걸맞게 엄격하게 통제되는 군용기 엔진라인 옆에서 보잉,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들에 납품될 민간 항공기 엔진이 조립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최첨단 현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납품한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2) (IBR)와 미들 터빈 프레임3) (MTF) 부품이 P&W의 GTF4)(Geared Turbo Fan) 엔진에 핵심부품으로 조립되고 있다.

미국 P&W 본사의 전략/사업개발 데이브 에멀링(Dave Emmerling) 부사장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엔진인 GTF엔진 국제공동개발(RSP) 프로그램 참여 이후 당사의 핵심 파트너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P&W사의 글로벌 엔진 시장 석권에 대한민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 여정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30년 이상 양사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술역량과 품질에 대한 신뢰의 결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국제공동개발 파트너로서 손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RSP사업은 수 십 년 이상 지속적인 매출 확대와 장기적인 수익성이 확보되는 사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엔진부품 전문제조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진입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민간항공기 엔진시장은 미국 GE와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 미국 P&W사 등 3대 엔진 제작사가 과점하고 있는 구조다.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70~80%에 이른다.

특히 이들 3사의 엔진사업에 비용과 위험을 분담하면서 이익을 공유하는 RSP 형태의 사업은 국내에서는 매우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이나 글로벌 항공엔진 업계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사업형태로서, 전세계에서 독일 MTU, 영국 GKN, 이탈리아 AVIO 등과 같은 몇몇 소수의 해외 선진업체들만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이들 RSP 업체와 함께 그 아래 단계에서 수주∙하청 방식으로 부품을 제작∙공급하는 150여 개의 협력사들로 그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부품을 단순 하청 생산할 경우 참여할 수 있는 제품과 장기적 성장성 등은 RSP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반면, RSP사업은 초기에 투자비용부담이 크지만 통상 항공기엔진이 개발 이후 수 십년 이상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 검수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 검수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 십년 이상 정밀가공 등 기반 기술의 지속적인 축적과 오랜 시간 글로벌 항공엔진 기업들과의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아 온 결과로 지난 2015년에 P&W의 GTF엔진 RSP 국제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등 본격적으로 RSP 사업 파트너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실제로 엔진 일반부품 하청업체 1위였던 영국의 GKN은 기술 제품 보유업체를 차례로 인수해 사업규모를 키우고 2012년 스웨덴의 볼보(Volvo)를 인수하면서 RSP업체로 참여한 이후 GKN 주가는 76.5% 상승했다. 또한, 다른 RSP 참여업체인 MTU는 RSP 참여로 20~30%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P&W 본사 RSP 프로그램 담당임원인 로버트 퀸(Robert K. Quinn)은 “최고 수준의 항공업계 강자들이 독식하던 세계 항공엔진부품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RSP 사업의 주요 파트너가 된 것은, ‘일반적인 수주‧하청 사업자’에서 고부가 가치제품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항공 엔진

파트너’로 성장하는 역사적인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사장은 “최근 항공 여객 수요와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민간 항공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글로벌 항공기 엔진 부품시장은 2025년 542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등 연간 6%대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화의 RSP 사업 참여는 글로벌 항공업계의 신흥강자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이라며 “P&W사와 30년 이상 협력관계를 이어온 것처럼 GE, R&R 등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쉽을 더욱 강화해 엔진부품 사업규모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진출해 올 6월 기준으로 약 8600대 이상의 엔진을 누적 생산한 대한민국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조기업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4년간 미(美) P&W사와 GE,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들과 잇단 RSP 및 엔진부품 장기공급계약에 성공하며 수주 금액만 약 171억 달러(약 20조원)에 다다르는 항공기 엔진 부품 공급원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5년 美 P&W사와 최신형 항공기 엔진인 GTF엔진 공동개발사업(RSP)을 계약한 이후, 지난해 GTF 엔진 개발에 48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9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집행하는 등 계속해서 RSP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동완 엔진사업본부장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베트남에 엔진부품 생산거점을 새롭게 구축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어 업계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화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4조원을 투자할 것을 밝히며 항공사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