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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 G20 정상회의에서 '왕따'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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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 G20 정상회의에서 '왕따'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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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사진)이 각국 지도자들에게 ‘왕따’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그가 지난 10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자신의 영사관에서 자국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를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함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빈 살만은 개입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CIA는 그가 암살명령을 내렸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살인사건은 또한 예멘과의 전쟁에서 그와 그의 나라의 역할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어색한 분위기는 정상회의 시작 때부터 감지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그에 대해 “너는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모종의 압박을 하는 장면이 촬영됐고, 후에 있었던 G20 지도자들의 공식 ‘가족사진’ 촬영 때도 맨 끝에 서있는 등 거의 무시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사진이 찍히자마자 손을 흔들거나 다른 지도자들과 이야기하지 않고 무대에서 황급히 빠져나오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회의 직후 프랑스 대통령 대변인실은 마크롱 대통령이 그에게 카슈끄지 살해와 예멘사태의 정치적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에 대해 ‘매우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이에 대한 수사의 일부로 국제전문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푸틴과 트럼프와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푸틴은 지난 10월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나 빈 살만을 비난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역시 사우디와의 관계는 변함없을 것이라며 그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준 바 있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에 따르면 빈 살만 주도로 2015년 발발한 예멘내전에서의 군사작전, 광범위한 고문행위로 현재까지 약 5만 명이 사망했으며, 최소 8만5,000명 이상의 아동이 기아로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빈 살만의 본격적인 대외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