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5일. 영하 5도의 갑작스러운 한파로 몸은 잔뜩 움츠렸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한 36.5도였던 아모레퍼시픽의 봉사활동 현장을 기자가 함께했다.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에게 편지를 쓰면서 선물·박스 포장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소싯적 '손 빠르기'로 소릴 들어 온 터.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금방 무너져 내렸다. 추위에 굳어버린 손은 머리와 따로 놀았고 옆 봉사자의 템포를 따라가는 게 여간한 일이 아니었다.
조급한 마음에 포장하다 보니 박스 옆면이 절반쯤 뜯어졌다. 보기가 딱했는지 아모레퍼시픽 봉사자가 따라 할 수 있도록 박스를 쉽게 포장하는 법을 알려줬다. 뜯어진 부분은 행사 관계자가 준 스티커로 무마했다. '서툴지만, 꽤 특별한' 선물 상자가 됐다.
봉사활동 동안 휴식은커녕 물 한 모금 마실 짬도 나지 않았다. 과자·초콜릿 등을 선물 포장하는 데 한 입 먹지도 못했다. 박스에 들어갈 빠진 품목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옆 직원을 챙겨주느라 바빴다.
오후 네 시쯤 선물 포장을 마치고, '미리 크리스마스 산타 원정대'가 쓰인 헬륨 가스 풍선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산타 복장, 루돌프 머리띠는 더는 부끄럽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 봉사자는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마음을 전할 기회를 선물 받아 행복하다"며 "기뻐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과 기업이 십시일반 모은 학용품·생활용품·간식 등 선물과 크리스마스트리를 두 손 가득히 챙기고 직원들은 복지센터로 떠났다.
야외에서 봉사 활동한다는 생각에 가장 따뜻한 옷과 편한 신발을 신었지만, 추위에 목은 잠겼고 으슬으슬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나 거리를 지나며 무심코 곁눈질로 지나치던 용산역 현장만큼은 사랑과 열정이 담긴 가장 따뜻한 순간이었다.
한아름 기자 arha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