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는 2014년 처음 합병에 합의한 후 소프트뱅크는 미국 휴대전화 사업 강화를 목표로 여러 차례에 걸쳐 산하의 '스프린트'와 'T모바일US'의 상호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규제 당국의 승인 문제와 T모바일 대주주인 도이치텔레콤의 방해로 협상은 4년 동안 진전하지 못했다.
양사는 지난해 일본에서 5세대 이동통신 기술(5G)을 이용한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합동 부스를 갖추기로 긴밀한 관계를 맺었는데,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할 경우 미국이 가로막고 있는 화웨이의 북미 시장 진출이 간접적으로나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미국 규제 당국은 소프트뱅크의 통신 인프라가 화웨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이 안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엄격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하원 정보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모바일US와 스프린트가 통합한 후 운영되는 신 회사에 대해 화웨이의 영향이 미치는 것을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이어 "미국의 통신 사업자에게 그만큼 큰 영향이 미치는 일인 만큼,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영향 완화책'을 강구한다면, 염려를 해소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이에 대처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바로 이것이 문제라고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양사 합병 후 미칠 수 있는 안보에 대한 영향력을 세밀히 조사하겠다는 엄포인 셈이다. 동시에 소프트뱅크에게 화웨이와의 결별을 다그치는 행동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기업공개(IPO)를 배경으로, "미국 휴대전화 사업 강화를 위해 화웨이와 결별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5G 사업을 가속화 하기 위해 화웨이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기로에 선 소프트뱅크의 결단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