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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에 '화웨이 복병'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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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에 '화웨이 복병' 등장

소프트뱅크가 화웨이와 맺은 협력이 '걸림돌'…미 당국, 안보 위협 지적

스프린트와 T모바일US의 합병 계획에서 소프트뱅크와 화웨이의 협력 관계가 불안 요소로 대두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스프린트와 T모바일US의 합병 계획에서 소프트뱅크와 화웨이의 협력 관계가 불안 요소로 대두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화웨이 테크놀로지 멍완저우 부회장 겸 CFO가 체포된 사건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소프트뱅크 산하 스프린트와 T모바일US의 합병 계획에서 소프트뱅크와 화웨이의 협력 관계가 불안 요소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양사는 2014년 처음 합병에 합의한 후 소프트뱅크는 미국 휴대전화 사업 강화를 목표로 여러 차례에 걸쳐 산하의 '스프린트'와 'T모바일US'의 상호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규제 당국의 승인 문제와 T모바일 대주주인 도이치텔레콤의 방해로 협상은 4년 동안 진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접어들어 소프트뱅크의 적극적인 공세와 여러 차례의 협상 끝에, 지난 9월 T모바일 모회사인 도이치텔레콤이 경영권을 갖는 조건으로 합병은 성사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최근 화웨이의 '반도체 스파이 칩' 스캔들을 통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전 세계 IT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기술 협력을 단절하기 시작하면서, 화웨이와 소프트뱅크 사이의 협력 관계가 다시 부각됐다. 이에 따라 합병은 또다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양사는 지난해 일본에서 5세대 이동통신 기술(5G)을 이용한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합동 부스를 갖추기로 긴밀한 관계를 맺었는데,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할 경우 미국이 가로막고 있는 화웨이의 북미 시장 진출이 간접적으로나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미국 규제 당국은 소프트뱅크의 통신 인프라가 화웨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이 안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엄격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하원 정보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마이크 로저스(Mike Rogers)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모바일US와 스프린트가 통합한 후 운영되는 신 회사에 대해 화웨이의 영향이 미치는 것을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이어 "미국의 통신 사업자에게 그만큼 큰 영향이 미치는 일인 만큼,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영향 완화책'을 강구한다면, 염려를 해소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이에 대처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바로 이것이 문제라고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양사 합병 후 미칠 수 있는 안보에 대한 영향력을 세밀히 조사하겠다는 엄포인 셈이다. 동시에 소프트뱅크에게 화웨이와의 결별을 다그치는 행동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기업공개(IPO)를 배경으로, "미국 휴대전화 사업 강화를 위해 화웨이와 결별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5G 사업을 가속화 하기 위해 화웨이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기로에 선 소프트뱅크의 결단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