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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택시 기사 집회는 생존권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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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택시 기사 집회는 생존권 투쟁이다

카카오 등 차량 공유업체들은 할인 행사 나서기도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20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전국 택시 기사 집회가 있었다. 그냥 집회가 아니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자 생존권 투쟁이다. 결론적으로 말하겠다. 정부가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만약 지금처럼 손을 놓고 있다면 더 불행한 일이 닥칠지도 모른다. 그들의 앞을 가로막을 수는 없다. 나는 거듭 주장한다. 카카오가 카풀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 그것만이 해법이다.

누차 지적하지만 택시 업계가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 택시는 불친절의 대명사처럼 들린다. 실제로 택시를 타면서 불편을 느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자가용의 부분 택시 영업을 떠올렸다. 바로 대기업 카카오가 택시 사업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상생 정신과도 어긋난다. 카카오가 들어올 경우 택시 사업은 망할 게 뻔하다. 그러니 택시기사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겠는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 노사 4단체의 ‘제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택시기사 최우기씨가 “카풀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지 열흘 만에, 전국 택시업계 노사가 대규모로 참여한 ‘카풀 반대’ 집회를 연 것이다. 전국에서 집결한 택시노동자들은 주최 쪽 추산 10만여명(경찰 추산 4만~5만명)에 이른다.

앞서 1·2차 집회 때 7만명, 4만명보다 1.5~2배 늘었다. 택시노동자들의 커진 절박감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머리에 ‘카풀 결사반대’, ‘열사 정신 계승’이라고 적힌 띠를 매거나 ‘불법 카풀 허용 여객법 즉시 개정하라’고 적힌 어깨띠를 둘렀다.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가 상업적 카풀 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많은 택시가 멈춰서고 시위에 참석한 날, 그 틈을 노리고 차량 공유 업체들이 할인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택시 쪽에서 거세게 반발하자 일부 행사를 급하게 중단하기도 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 한 꼴이다. 이들에게 상생을 얘기하는 것이 공허하다는 생각도 든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일 수는 없다. 카카오에 묻고 싶다. 그대들은 정녕 상생정신이 있는가.

택시 총파업이 시작되자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카오 카풀 이용자 모두에게 3만 원 할인 쿠폰을 나눠줬다. 차량 공유 업체 '쏘카' 역시 이날 하루 차량 대여료를 80% 이상 낮췄고, 21일 낮 12시까지 공짜로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있었다. 파업 날짜에 맞춰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일제히 할인·공짜 행사를 벌이자 택시 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아주 치사한 접근법을 썼다.

지금 상황은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양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해결방법을 생각하기 어렵다. 고작 생각한 게 서민 밥그릇 뺏는 건가. 택시 기사들은 여전히 열악하다. 그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라.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