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칼럼] ‘원조’ 크리스마스트리

기사입력 : 2018-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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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오늘날 크리스마스트리가 없는 성탄절은 생각할 수도 없다. ‘신앙’과 별 관계가 없는 사람에게도 크리스마스트리는 즐겁고 한편으로는 거룩한 나무다.

그렇지만 ‘원조’ 크리스마스트리의 경우는 즐거움이나 거룩함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차라리 살벌하고 떨리는 나무였다.

최초의 크리스마스트리는 독일 전도사 성 보니파투스(660∼750)가 만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니파투스는 크리스마스트리의 힌트를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군신(軍神) 오딘에게 사람을 상수리나무에 매달아 산채로 바치는 ‘야만적인’ 행동에서 얻었다고 한다. 전나무에 여러 가지 색깔의 색종이로 만든 꽃과, 과자, 빵 등을 매달아서 장식용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랬으니 ‘인간 제물’이 흘리는 핏빛을 알록달록한 색종이의 색깔 등으로 대신했던 셈이다. 어쩐지 오싹한 느낌을 주는 나무가 ‘원조’ 크리스마스트리였다. <성서의 미스터리 나카마루 아키라>

하지만 잘못된 ‘전설’이 아닐 수 없었다. 보니파투스 시대에는 색종이는커녕, 백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지기술자가 서양(?)에 포로로 잡혀간 것은 고구려의 후예인 고선지 장군의 출전으로 유명한 탈라스 전투 때였다. 그러니까 서기 751년이었다.

서기 751년이면 보니파투스가 사망한 다음 해다. 보니파투스는 유럽에 알려지지도 않았던 종이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탈라스 전투 때 붙들린 제지기술자가 곧바로 유럽으로 끌려간 것도 아니었다. 종이는 아랍 세계를 거쳐서 한참 후에야 유럽에 전해졌다. 유럽에 제지공장이 생긴 것은 12세기 무렵이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양피지나 파피루스가 고작이었다. 그런 시절에 보니파투스는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종이를, 그것도 색종이를 오려서 나무를 꾸미고 있었다.

어쨌거나 크리스마스트리의 ‘원조’는 성 보니파투스라고 했다. 이 원조 크리스마스트리에 반짝이는 불을 밝혀 더욱 아름답고 찬란하게 만든 사람은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1483∼1546)였다.

여기에 대해서도 ‘과거사’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루터는 어느 겨울밤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 아름답고 황홀했다.

루터는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를 은근하게 불렀다. 아내와 함께 문을 활짝 열고 내다보며 ‘별이 빛나는 밤’을 감상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내는 순식간에 ‘무드’를 깨고 말았다. 오히려 루터에게 잔소리만 늘어놨다.

“별 따위를 구경해서 뭐해! 추워죽겠어! 얼른 문이나 닫아! 감기 걸리겠어!”

아내는 전혀 ‘무감동’이었던 것이다. 루터는 아마도 공처가였다. 별 수 없이 문을 닫아야 했다.

기가 죽은 루터는 작은 나무의 나뭇가지에 반짝이는 별 대신 촛불을 매달아놓고 감상했다. 그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또 다른 원조’라고 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루터가 아내에게 구박받고 혼자서 외롭게 감상하는 나무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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