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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노사협력, 선진국 중 최하위… 노동시장 경직성 갈수록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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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노사협력, 선진국 중 최하위… 노동시장 경직성 갈수록 심화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우리나라가 노사협력 부문에서 선진국 중 가장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경직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25일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 한국경제연구원이 세계경제포럼에서 해마다 발표하는‘국가 경쟁력 보고서(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를 분석한 결과 한국 노동시장 지표가 ‘여성 경제활동참가’를 제외하고 모두 10년 전보다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가 보여준 대다수 지표들이 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인 ‘20-50클럽’ 7개국 가운데 중위권이나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노사관계를 평가하는 ‘노사협력’ 지표와 정리해고에 대한 사전고지 절차와 퇴직금을 평가하는 ‘정리해고 비용’이 7개국 중 가장 낮은 순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협력은 2008년(95위)보다 29계단 하락한 124위로 떨어져 20-50클럽 중 유일하게 순위가 하락했다. 2008년 당시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라고 평가받았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33위, 12위로 순위가 올라가 한국보다 노사협력 지표가 높아졌다.

한국은 같은 기간 정리해고 비용도 순위가 하락했다. 2008년 108위였던 정리해고 비용 평가 순위가 올해 114위로 떨어졌다. 20-50클럽 7개국 중에서 10년 전과 같은 7위에 머물렀다.

유연한 고용·해고가 얼마나 허용되는지 평가하는 ‘고용‧해고 관행’에서 한국은 10년 전보다 42위 하락한 87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고용·해고 경직성이 높다고 평가받은 독일(130위→11위)과 영국(61위→6위)은 순위가 큰 폭으로 올랐다. 임금이 중앙교섭과 개별기업 중 개별기업단위로 결정될수록 높게 평가하는 ‘임금 결정 유연성’ 항목에서도 한국은 2008년에 비해 20위 하락한 63위를 기록했다.

임금이 근로자 생산성과 얼마나 상응하는지를 평가하는 ‘임금 및 생산성’은 한국이 2018년 16위로 전체 140개국 가운데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10년 전보다 순위가 2위 내려가 20-50클럽 내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15∼64세 임금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을 평가하는 ‘여성 경제활동참가’ 항목은 한국 순위가 2008년보다 상승한 5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국(17위), 프랑스(21위), 독일(29위), 미국(37위)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이 같은 지표는 한국 노동시장 경직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노사 갈등이 커지고 고용·해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결국 경제성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 실장은 “우리나라 노동시장 지표에 대한 평가가 20-50클럽 중 중하위권인 가운데 특히 노사협력, 정리해고 비용은 최하위”라며 “영국은 해고지침 완화, 공공노조 파업요건 강화, 근로형태 다양화 대응 등으로 노동시장 지표가 모두 올랐는데 우리도 노동 관련 법규와 제도를 꾸준히 개선해 노동시장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