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 간 무역전쟁이 일시 휴전상태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무역 상황은 관세 부과를 예측한 조기 수출 발주가 감소하는 가운데 악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교역량은 더욱 둔화되고 기업들의 혼란은 가중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잇따르고 있다.
화물 운송사인 '페덱스(FedEx)' 또한 최근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으며, 국제적인 공수 능력을 낮췄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물류 시설의 개발 및 운영을 다루는 프로로지스(Prologis)의 헤미드 모하담(Hamid R. Moghadam) 최고경영자 (CEO)는 "무역에 대한 어떠한 개입도 경제에 무거운 짐이 된다"며 "세계 경제는 이로 인해 점점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7년 5.2% 기록한 무역성장률은 올해 4.2%를 거쳐, 내년에 4%로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무역 장벽이 한층 두터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의 경제 지표도 무역전쟁이 2019년 미국의 경제 성장을 억제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미국 소비자는 1년 후의 미국 경제를 전혀 낙관하지 않고 있고, 중소기업의 경기 개선에 대한 낙관적 견해는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를 배경으로 기업들은 2019년 성장률이 반드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 지역도 이러한 뼈아픈 영향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기계산업협회(VDMA)는 최근 보고서에서, 독일의 주요 산업인 기계 부문의 올해 생산량은 사상 최대인 2280억 유로(약 292조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무역 마찰 등을 이유로 내년에는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기계 부문 생산량 증가율 또한 실질 기준으로 현재 약 5%로 2011년 이래 최고치의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내년에는 2% 수준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심지어, 세계 최대의 경제체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에 대한 타격은 모든 국가와 지역, 산업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게 되며, 게다가 미국이 유럽이나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통신 장비 대기업 화웨이 테크놀로지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는 이미 긴장을 내포하고 있는 양국의 관계를 급속히 악화시키는 위험을 선명하게 보여 주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